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산업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8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8월 첫째 주 기준 배럴당 87.7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산업계는 국제유가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유가 변동에 민감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9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99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의 인상으로 8월(6600원) 대비 50% 올랐다. 앞서 지난달 중순 발표한 8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7월 대비 소폭 상승했다. 대한항공의 8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7단계였던 7월보다 한 단계 오른 8단계로 적용됐다. 편도 기준 최대 11만4000원이며 7월 최대 요금(10만7800원)보다 소폭 상향됐다.
항공사들의 영업비용 비중의 30%가 유류비인 만큼 항공업계는 유가 상승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 유가 변동은 항공운송사업 부문의 영업 성과, 현금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대한항공의 1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유가 1달러(배럴당) 변동 시 약 2600만 달러의 손익변동 발생이 발생한다. 대한항공은 유가 리스크 상쇄를 위해 내부 정책에 따라 유가 파생상품 등을 활용해 관리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수요 침체로 제품 가격 하락 압박은 강한데 설비를 돌리는 제반비용이 늘어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료비 상승에 따른 합리적인 가격 반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도 국제유가 상승 여파를 고스란히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나프타는 플라스틱과 섬유 등 각종 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쓰인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해 생산하다 보니 유가 상승은 나프타 가격 상승과 직결된다.
석유화학 업체들 입장에서는 나프타 가격이 오른 만큼 플라스틱 제품 가격에 이를 반영해야 하는데 최근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나프타 수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추가적인 가격 상승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연말까지 나프타 수입 전량과 나프타 제조용 원유 1억 배럴에 대한 무관세를 연장 적용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나마 숨 쉴 여유가 생겼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