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 장세가 길어지면서 양매도 ETN(상장지수증권)이 연초 이후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코스피 양매도 ETN 4개 상품은 모두 연초 대비 5% 넘는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옵션 만기일 기준 코스피200수익률이 ±3% 안에 있으면 수익을 내는 한국투자증권의 ‘TRUE 코스피 양매도 3% OTM ETN’은 5.88%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서 ‘삼성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5.65%), ‘미래에셋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5.39%),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5.31%)’ 모두 5% 넘는 수익률을 냈다. 코스피200 지수의 변동폭이 크지 않아 5% 내외에서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상품의 수익률은 소폭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양매도 ETN은 콜옵션(정해놓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과 풋옵션(정해놓은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을 동시에 매도하는 양매도 전략으로 옵션 프리미엄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지수가 옵션 행사 가격 내에서 움직일 경우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코스피200 지수는 지난 2월 소폭 변동성을 보인 이후 320 전후 구간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0은 올해 2월 달에 9% 오른 것을 빼고는 2월부터 7월까지 3.8% 움직였다”며 “1월 달을 벗어나면 월간 코스피200 등락률은 5% 내외”라고 했다.
지난달 옵션만기일에도 코스피200 변동성은 제한적이었다. 옵션만기일인 지난달 13일 코스피200 지수 종가는 341.13으로 전일 대비 0.49% 상승하는데 그쳤다. 양매도 ETN 4종목 가운데 삼성코스피 양매도 5%(-0.06%)만 소폭 내리고, 나머지 종목들은 보합으로 마감해 투자자들도 별다른 손실을 보지 않을 수 있었다.
연초 이후 코스피 지수의 박스권은 지속하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6월 2일(종가 기준) 2600선을 돌파했으나, 이달 4일에도 2602.80으로 2달째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다. 1월에도 신년 강세로 2400선을 돌파했지만, 5월까지 2400선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박스권 안에서 움직이기를 반복했다.
다만 최근 지수 변동성이 커지면서 양매도 ETN 수익률도 더뎌지고 있다. 이날 한국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코스피200변동성 지수)는 전일 대비 1.03%(0.16포인트) 오른 15.71에 마감하며 지난 2일부터 4거래일 연속 15포인트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일과 3일에는 각각 9.25%, 3.39% 급등 마감했다.
V-KOSPI 지수는 코스피가 급락할 때 반대로 급등하는 특성이 있어 코스피 지수의 변동성을 가늠할 수 있다. 코스피200이 15포인트를 돌파한 것은 지난 5월 25일(15.07) 이후 약 2달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