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짝지근해: 7510’은 평생 과자밖에 모르고 살아온 순수한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가 통통 튀는 성격의 명랑한 대출상담원 일영(김희선)을 만나 벌어지는 무해한 로맨스를 다룬다.
유해진, 김희선이 사랑에 빠진 중년 배역을 맡아 개봉 전부터 주목을 끈 가운데, 이날 공개된 작품에 따르면 자연스럽고 수수한 연기의 유해진과 저돌적이면서도 구김 없는 이미지의 김희선의 신선한 화학작용이 찬찬히 마음을 사로잡는다.
극 중 자신의 주도로 전개되는 유해진과의 자동차 애정신을 언급한 김희선은 “촬영하면서 서로 너무 웃느라 괴로울 정도로 정신을 못 차렸다”면서 “내가 너무 열심히 (연기)해서 해진 오빠도 약간 당황했다”고 돌이켰다.
영화는 망나니 형의 뒷바라지를 하며 살아가는 중년의 남주인공과 홀로 고등학생 딸을 키우며 분투하는 중년 여주인공의 삶이 어우러지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린다는 점에서 ‘중년 로맨스’로 분류할 수 있는 작품이다.
동시에 적당히 낙관적인 상상력으로 관계의 위기를 물 흐르듯 가볍게 넘기며 부드러운 웃음을 선사한다는 덕에 근래 보기 드문 ‘무해한 로맨틱코미디’로도 정의될 만하다.
유해진은 “성인 버전 ‘소나기’같은 느낌이었다”고 작품을 처음 접한 느낌을 전하면서 “훈훈함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 “나이와 상관없이 ‘사랑’은 다 같이 느끼는 공통된 감점”이라면서 “중년의 사랑을 그렸지만 만약 20대가 우리 영화를 보더라도 ‘저 사랑 모르겠는데?’ 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극 중 차인표가 동생 치호의 월급으로 도박을 일삼는 망나니 형 석호 역으로 확실한 이미지 변신을 한 가운데 진선규, 한선화 등 조연배우도 감초 역을 효과적으로 소화한다.
정우성, 염혜란, 임시완, 고아성 등 깜짝 출연하는 배우의 존재감도 영화의 유쾌한 재미를 한층 끌어올린다.
‘달짝지근해: 7510’ 제작비는 65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근래 영화 시장에서 흔치 않은 중규모 작품으로 200억~300억 원 대 제작비를 투입한 여름시장 대작의 뒤를 곧장 이어 개봉한다.
이날 연출을 맡은 이한 감독은 “관객의 입장으로 돌아가 ‘어떤 영화가 재미있을까’ 생각했다”면서 “정말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완득이’, ‘증인’ 등 소위 ‘착한 영화’로 충무로에서 이름을 알려왔다.
‘달짝지근해: 7510’, 15일 개봉. 12세 관람가, 상영 시간 119분.
무해하면서 재밌다, 불편함 없이 웃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반가운 로맨틱코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