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방공망 격추 가능성
러시아 내란 후 두 달 만
케이터링 사업으로 승승장구, 미국 대선도 개입
“프리고진 사망, 푸틴의 더 끔찍한 폭력 예고”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항공교통국은 “프리고진이 트베리 지역에 추락한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발표했다. 비행기엔 승무원 3명과 승객 7명이 탑승했고 전원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바그너 미디어들 역시 프리고진의 사망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추락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목격자들이 폭발음을 들었다고 증언한 만큼 러시아 방공망에 의한 격추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고의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프리고진은 1981년 강도와 폭행 혐의로 12년형을 살았다. 출소 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했고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이었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레스토랑 사업을 케이터링 사업으로 확장했고 푸틴이 대통령이던 때 러시아 정부 계약까지 따냈다.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도 그때 생겼다.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배후에 프리고진이 운영하는 미디어 기업이 있었다는 사실이 미국으로부터 밝혀지면서 그가 식음료 외에 여러 사업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자신이 바그너 수장이라고 공개적으로 인정했고, 바그너 용병들은 최근까지 러시아군을 도와 격전지에서 전투를 벌였다.
그랬던 프리고진은 모스크바 200km 앞까지 진격했다가 푸틴 대통령과 화해했다. 용병들은 러시아군에 편입되거나 벨라루스로 넘어갔고 프리고진 역시 벨라루스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란은 실패로 끝났지만, 푸틴 대통령의 명성에 큰 타격을 줬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서방에선 프리고진이 암살될 수 있다는 경고들이 나왔고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내가 그라면 먹는 것을 조심하고 내 메뉴를 주시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프리고진 사망 소식 후에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프리고진의 사망이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미미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지만, 푸틴 대통령의 권력은 공고해질 수 있다”며 “바그너가 활동 중인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은 더 불확실해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는 “푸틴이 한 대부분의 약속과 마찬가지로 이번 약속(신변 보장)도 공허한 것으로 판명됐다”며 “프리고진의 죽음은 남몰래 프리고진의 승리를 바라던 사람들을 겁주기 위한 폭력으로, 더 끔찍한 폭력을 예고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