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 “핵심 인사들 대거 사망으로 해체 가능성도”
바그너 용병들, 러시아에 보복 예고하기도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영문명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그의 최측근 핵심 인사들이 한꺼번에 사망하면서 바그너그룹의 미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방 군·보안 당국은 프리고진의 빈자리를 누가 차지하게 될지, 바그너그룹의 용병들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조아나 드 듀 페레이라 박사는 바그너그룹이 프리고진의 죽음을 계기로 일종의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조직명이 달라질 순 있어도 전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활동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관건은 누가 프리고진을 이어 바그너그룹 수장 자리에 앉느냐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러스란 트래드 안보 분석가는 러시아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도전하지 않고 군사작전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자금까지 풍부한 인물을 물색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크렘린궁이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관련 인물을 프리고진의 자리에 앉히고 조직을 계속 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며 “프리고진이 주요 자금줄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자금 조달자를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바그너그룹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언론인 브누아 브링어는 “GRU의 안드레이 에버리아노프 장군이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영국 더 타임스는 프리고진을 비롯한 바그너그룹 핵심 인사들의 사망으로 바그너그룹이 해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추락한 비행기에는 프리고진을 비롯해 바그너그룹의 2인자인 드미트리 우트킨과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 때 투입됐던 예브게니 마카리안, 체첸전쟁에 참전한 바그너그룹 지휘관 세르게이 프로푸스틴, 프리고진 개인 경호원 등이 탑승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RUSI의 에밀리 페리스 연구원은 “바그너 그룹이 쪼개져서 벨라루스에 있는 조직은 해체되고 해외 조직은 러시아 외교 정책의 도구로 유지되는 구도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어 “바그너 부대가 반란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지 않았다”면서 “단기적으로 바그너부대가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프리고진의 사망 소식에 일부 바그너그룹 대원들은 “그가 사망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우리는 모스크바를 향해 두 번째 ‘정의의 행진’을 할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바그너그룹이 푸틴을 향해 보복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
카네기러시아 유라시아센터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선임 연구원은 “이번 사건이 시위를 부추기기보다는 겁을 먹게 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바그너 그룹이 분노는 하겠지만 심각한 정치적 결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