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 양평동 사옥 매입 가처분 ‘이호진 몽니’?...“태광도 이사회서 만장일치”

▲롯데홈쇼핑 서울 양평동 사옥 본사 전경 (사진=롯데홈쇼핑)

태광산업이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의 서울 양평동 본사 건물 및 토지 매입 계획과 관련해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자, 롯데홈쇼핑은 태광산업이 적법한 절차를 뒤집는 것이라며 정면반발했다.

29일 롯데홈쇼핑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사옥 매입 결정에 대해 “지난달 이사회에서 태광 측 이사가 모두 참여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가결된 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결과를 갑자기 번복하는 배경이 무엇인지 의문”이라면서 “그룹 내 내부거래로 더욱 엄격한 기준과 절차에 의거해 진행됐다”며 태광산업의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배경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어 그동안 임차해온 양평동 본사 건물과 토지를 롯데지주와 롯데웰푸드로부터 2039억 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태광산업은 이와 같은 결정이 롯데지주 등 그룹 계열사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태광산업과 계열사들은 롯데홈쇼핑 지분 4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태광산업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롯데홈쇼핑) 이사회 결의가 절차상 위법하고 잘못된 감정평가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며 “과도하게 비싼 금액으로 사옥을 매입할 경우 배임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롯데홈쇼핑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감정평가액과 배임 문제가 제기됐다면, 이미 이사회에서 반발하는 사람이 1명이라도 있어야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

일각에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전 회장이 뒤늦게 롯데홈쇼핑의 사옥 매입 사실을 알고, 이사회 절차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홈쇼핑 이사회에 태광 측 이사도 참여했고 매입 관련 부동산시장 평가액에 대해서도 다들 수긍한 것으로 안다”며 “이 전 회장이 갑자기 보이콧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견도 적잖다”고 전했다.

한편 이호진 전 회장은 2011년 횡령·배임 혐의가 불거진 뒤 2012년 태광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8년 5개월의 재판 끝에 2019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출소 뒤에도 그룹 경영에 복귀하지 못해 공백기가 10년을 넘어선 상태다.

그러다 이번에 윤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받으면서 이 전 회장에게 적용돼 온 취업제한이 풀리게 됐고, 경영 복귀할 길이 열린 셈이다. 재계에서는 그의 태광그룹 경영 복귀는 시간 문제란 해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