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성장률 0.6%·GNI 3분기 만에 뒷걸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2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힘겹게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아시아 경쟁국인 일본, 대만에 성장률이 크게 뒤처지면서 우리 경제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잠정치)로 집계됐다고 5일 발표했다. 앞서 7월 25일 발표된 속보치와 같다.
2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설비투자를 제외한 모든 부문이 하락했다. 그런데도 전체 GDP가 0.6% 성장한 것은 1분기와 비교해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속보치와 비교해 수출(-0.9%)과 수입(-3.7%)은 각각 0.9%포인트(p), 0.5%p 상향 수정됐지만, 여전히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성장률을 방어한 이른바 ‘불황형 흑자’ 양상이 이어졌다.
우리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0.7% 줄며, 3분기 만에 뒷걸음쳤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4조9000억 원에서 10조3000억 원으로 감소하고, 교역 조건 악화로 실질 무역손실이 32조2000억 원에서 34조 원으로 커지면서 성장률이 실질 GDP(0.6%)보다 낮았다.
특히 우려스러운 건 수출 부문 경쟁국인 일본, 대만보다 성장 동력이 약화하고 있는 게 수치로 나타났다는 데 있다. 일본의 2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 1.5% 성장했다. 한국의 두 배 이상이다. 이대로라면 한국의 올해 전체 성장률도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에 역전될 수 있다.
같은 기간 대만 GDP는 전 분기보다 1.38% 증가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36% 증가했는데, 이 역시 0.9%에 그친 한국보다 나았다.
지난해 1인당 GNI에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앞지른 대만은 계속해서 세계 경제에서의 한국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올해 1인당 GNI 예상치도 3만3331달러(약 4417만 원)로 제시돼 2년 연속 한국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는 소비는 완만하게 회복되고 수출 부진도 완화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국내 소비 약화, 더딘 중국 경제 회복세, 미국 추가 긴축 우려 등의 하방 요인과 중국 단체 관광객 유입, 미국 경기 연착륙 등의 상반 요인이 모두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