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도 급증…작년보다 2배 '쑥'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등 투자를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나선 2030세대들이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헤어나올 수 없는 ‘대출 이자의 늪’에 빠졌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만 해도 빌린 돈을 갚고도 짭잘한 수익을 거뒀지만,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금융사들이 속속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이자마저 갚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14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7월 기준 개인회생 신청은 1만384건으로, 전년 동월(7584건) 대비 36.9% 증가했다. 지난해 평균 7000건대를 기록하던 개인회생 신청은 올해 들어 9000~1만 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3월에는 개인회생 신청 건수가 1만1228건에 달했고, 6월 1만536건, 7월에도 1만384건으로 두 달 연속 1만 건을 넘어섰다.
개인회생 신청 건수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2030 비중이 높다는 것이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서울회생법원의 ‘2022년 개인회생사건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회생 신청자 중 2030세대의 비중이 46.6%에 달했다. 이는 법원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20년 이후 최고치다.
법원은 “최근 30세 미만 청년의 가상화폐, 주식 투자 등 경제활동 영역의 확대와 ‘30세 미만 청년’의 변제 기간을 3년 미만으로 단축할 수 있도록 하는 실무준칙 시행 등의 영향으로 청년층의 개인회생 신청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2030 청년 10명 중 6명이 대출 경험이 있을 정도로 빚을 진 청년층의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청년재단이 2030 청년 208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59.6%가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의 부채 규모도 작지 않았다. 전체의 31.5%가 대출금이 1000만 원 이상이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금융사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2030세대의 연체율은 오르는 추세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9개 국내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대별 신용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20대 청년층의 연체율은 1.4%, 30대는 0.6%였다. 이는 전년 동기(0.7%, 0.3%) 대비 각각 2배가량 상승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2030 청년 영끌족들이 최근 장기화된 고금리에 시장 상황까지 악화되면서 더이상 추가적인 대출 한도마저 나오지 않자 불법사금융으로까지 내몰리고 있다”며 “은행권의 연체율이 뛰고 있고, 소액생계비대출 이자마저 내지 못하는 위기 신호가 감지되는 등 청년층의 부채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