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 뱅크 취급 비율도 겨우 1.6%
전북·광주·대구 등 지방은행이 98%
민간 중금리 대출, 목표액 절반 못채워
시중은행의 중신용자를 위한 사잇돌 대출과 민간 중금리 대출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책상품인 사잇돌 대출의 2분기 공급액은 은행들이 제시한 올해 공급 목표액의 10%밖에 채우지 못했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사잇돌 대출 공급액은 27억3000만 원이다. 은행별로 우리은행이 8억70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8억 원, 하나은행 6억2000만 원, KB국민은행 3억5000만 원, NH농협은행 9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사잇돌 대출은 SGI서울보증에서 대출 원금을 보증해주는 정책금융 성격의 중금리 대출상품이다. 근로자(연소득 1500만 원 이상), 사업자(연소득 1000만 원 이상), 연금소득자(연간 수령액 1000만 원 이상)에게 연 6~10% 금리로 1인당 최대 2000만 원까지 대출해준다.
이들 은행은 2분기에 목표 공급액의 10% 밖에 채우지 못했다. 금융당국에 제시한 중금리 대출 연간 공급 계획은 KB국민은행이 30억 원으로 현재 목표치의 11.7%에 그쳤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73억 원, 45억 원으로 10.9%, 13.8%다. 우리은행은 목표 공급액은 68억 원으로 12.8%를 달성했다. NH농협은행 5억 원으로 18%를 채웠다.
민간 중금리대출 실적도 저조하다. 민간 중금리대출은 금융사가 신용평점 하위 50%인 차주들을 위해 자체 신용으로 공급하는 중금리 대출 상품이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2분기 기준 민간 중금리 대출 공급액 3280억 원, 1453억 원으로 올해 목표치의 65.6%, 63.2%에 달한다. NH농협은행은 1234억 원을 공급해 연간 공급 계획 금액의 56.1%를 채웠다.
신한은행에서 2분기 취급한 민간 중금리 대출은 604억 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에 제시한 연간 공급 계획 금액(1800억 원)의 33.5%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나은행은 연간 공급 계획 금액으로 2500억 원을 제시했는데 28.8%에 해당한 720억 원을 공급했다.
은행은 사잇돌 대출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공급액이 적어졌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다른 정책상품인 새희망홀씨보다 대출을 받기 복잡하다 보니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상생금융 등 서민금융을 지원하는 상품도 많기 때문에 유리한 것을 추천하다 보니 수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새희망홀씨 신규 취급액은 7691억 원이었다.
그러나 정책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뱅크에 대한 5대 은행의 공급도 미미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이 올해 7월 기준 햇살론뱅크를 취급한 비율은 1.6%에 그쳤다. 전북·광주·대구은행 등 지방은행이 97.9%를 차지한 것과 상반된다.
햇살론은 서금원이 보증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햇살론뱅크는 정책금융상품을 이용한 저신용·저소득자가 대출을 성실하게 상환해 신용도를 개선하면 최대 2500만 원을 최대 3년 또는 5년 동안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햇살론뱅크의 은행별 공급실적을 보면 △KB국민은행 (48억 원, 0.4%) △신한은행(48억 원, 0.4%) △하나은행(38억 원, 0.3%) △우리은행(18억 원, 0.1%) △NH농협은행(49억 원, 0.4%)으로 저조한 수준이다. 햇살론뱅크 공급이 전북은행에 집중된 데 대해서는 2021년 출시 이후 비대면 신청앱 적용이 이뤄져 신청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은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의 연체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서민금융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기”라면서 “서민금융 자금 출연과 공급 확대를 위해 5대 은행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