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로 신흥국 이자 부담 증가
“달러 환율 10% 오르면 신흥국 실질 GDP 1.9% 줄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지수는 현재 105를 웃돌면서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지수는 7월 한때 100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지난주까지 9주 연속 오르면서 2014년 이후 가장 긴 상승세를 보였다.
달러 강세의 배경에는 미국 경제의 탄탄함이 있다. 미국의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늘어나 시장 예상치인 0.1%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경기 낙관론도 확산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에서 1년 안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확률을 7월 20%에서 9월 15%로 낮췄다.
다만 달러 가치가 고공행진 하는 상황은 신흥국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달러 부채를 안고 있는 국가들에 강달러는 바로 이자 부담 증가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신흥국으로 유입됐던 자금들이 빠져나갈 우려도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5월 올해 1분기 신흥국이 떠안은 부채가 사상 최대인 100조 달러(약 13경2500조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에 비해 30% 증가한 것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곧 중단돼 달러 상승세가 이어지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닛케이는 “완만한 달러 강세도 신흥국에는 타격이 될 수 있다”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강달러 현상을 앞으로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