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유로존 물가도 12개월래 최저치 예상
높은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변수로 남아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8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4%를 밑돌 것으로 추정했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선호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연준이 제시한 목표치인 2%와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3%대로 진정되면 연내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도 가라앉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모건스탠리는 올해 연준의 긴축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판단했다. 엘렌 젠트너 모건스탠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이 지점에서 끝났다는 강력한 견해를 갖고 있다”며 “이들이 11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근원 인플레이션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서비스”라며 “연준이 11월과 12월 금리를 올리려면 근원 서비스 월별 가격 상승률이 전월 대비 기준 약 0.6%까지 올라야 하는데, 이는 현 추세에서 상당히 벗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중지)으로 인해 연준이 금리 결정에 필요한 경제지표 호조를 확인하지 못할 수 있다”며 “이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애나 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소득과 지출이 꽤 늘었음에도 8월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3개월 연속 연준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인플레이션도 조금씩 진정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는 9월 유로존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2개월 만의 최저치인 4.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이후 5%대를 유지 중인데 전망이 맞는다면 그 선이 깨지게 된다.
다만 근원 인플레이션에 포함되지 않는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강세여서 전체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남았다. 이달에만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7% 넘게 상승해 현재 배럴당 90달러(약 12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추가 감산 연장을 비롯해 미국 원유 시추 장비 감소 등의 여파가 있었다.
블룸버그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하게 되면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더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을 고려할 때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에너지 비용 상승분 일부는 이미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