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시 연방정부 직원 수백만 명 집으로
노조 파업, 차입 비용 증가, 유가 상승 등에 파급력 클 수도
“미국 경제 일주일마다 60억 달러 손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는 다음 주말부터 셧다운에 들어갈 위험에 처했다. 연방 의원들이 상·하원 모두에서 통과될 수 있는 지출안을 마련하는 데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이다. 그러나 공화당 보수 강경파들의 단호한 입장에 예산안 타결 가능성은 점점 적어지고 있다.
현재 미 하원은 공화당이, 상원은 민주당이 아주 근소한 차이로 장악하고 있어 타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군다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지원 패키지를 놓고 공화당 내에서까지 분열이 생긴 탓에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30일 자정까지 새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정부가 셧다운에 들어가게 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공화당에 물으면서도 만약을 대비해 셧다운 비상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셧다운이 되면 필수 인력을 제외한 연방정부 직원 수백만 명이 사무실을 떠나게 된다. 셧다운 기간이 길어지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과 소비자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FT는 짚었다.
전문가들은 셧다운 하나만으로 미국 경제가 침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계속되는 자동차 노조의 파업을 비롯해 차입 비용 증가, 국제유가 상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축적했던 저축의 고갈 등 온갖 압박을 받는 것을 고려하면 가계와 기업 지출이 줄면서 경제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뱁슨칼리지의 메건 웨이 경제학 교수는 “경제가 나아지는 것처럼 보이던 상황에서 불확실성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불가피한 정부 셧다운과 파업, 학자금 대출 상환 등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 소비자들은 소비를 주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앤더슨경제그룹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첫 주에만 미지급 임금과 기업 손실을 포함해 총 16억 달러 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EY-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방정부 셧다운까지 더해지면 미국 경제에 일주일마다 60억 달러(약 8조 원)의 손실이 추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UAW는 앞으로 일주일간 기존 사업장 3곳에 더해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 부품공장 38곳에서도 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발표해 우려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