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사퇴 송갑석 “지도부로서 책임 무거워...자기증명은 안할 것”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광주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송갑석 최고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최고위원이 25일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한 책임은 의심의 여지없이 분명하고 무겁다”며 사퇴입장을 밝혔다.

송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마지막으로 참석해 “오늘 이 자리를 마지막으로 최고위원직을 내려놓는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한 책임은 의심의 여지없이 분명하고 무겁기에, 사퇴는 저에게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라며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고개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앞두고 재판부를 향해서는 “지금까지 기나긴 시간에는 검찰의 일방적 독주만 있었다. 이제 이재명 대표에게도 방어권을 해야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다만 송 최고위원은 가결 투표에 대한 비판과 표결에 대한 의원들의 자기 증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그는 “사법부도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의 의미를 결코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는 2년 넘게 이어져 온 검찰수사의 정치성, 부당성을 사법부 판단 과정을 통해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그 매듭을 끊으려는 뜻이 포함된 결과이지, 결코 구속영장 발부 자체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고 이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기증명을 거부한다”며 “(의원들이) 가, 부를 고백함으로써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고 증명하지 않는 자, 못한 자, 불충분한 자의 정치생명을 끊는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송 최고위원은 “비루하고 야만적인 고백과 심판은 그나마 국민들에게 남은 우리 당에 대한 기대와 믿음마저 날려버릴 것”이라며 “모두가 실패한 자리에 성찰과 책임을 통한 수습과 모색은 처음부터 없었고, 분노와 증오의 거칠 말들만 난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것이야말로 제 정치생명을 스스로 끊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그럼에도 재차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답하겠다”며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민주당의 심장 호남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당원,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송 최고위원은 “다시 국민의 시간”이라며 “지금 민주당은 미증유의 혼란과 위기를 겪고 있지만, 우리가 그 위기를 지혜롭게 이겨낸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다시 민심의 바다에서, 극단의 정치로부터 소외된 국민의 고단함과 불신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민주당을 다시 세우는 길에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3월 당직 개편 당시 계파 갈등을 추스르기 위해 비명계인 송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했다. 송 최고위원은 23일 체포동의안 표결 가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