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매운맛’ 유행 영향
라면업계가 매운맛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 중심으로 SNS에서 ‘매운 맛 챌린지’가 인기를 끄는 등 매운 라면 열풍이 불고 있어서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뚜기 마열라면은 출시 40일 만에 봉지면과 용기면까지 합쳐 약 400만 개를 판매했다. 마열라면은 열라면에 알싸한 마늘과 톡 쏘는 후추를 더한 상품이다. 마늘과 입자가 굵은 후추를 동결건조한 ‘마늘후추블럭’을 넣어 마늘, 후추, 고추 각각의 특징을 살렸다.
마열라면의 스코빌지수는 5000SHU다. 스코빌 지수는 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 농도를 계량화한 수치로 숫자가 높을수록 맵다.
스코빌지수는 기존 열라면과 동일하지만 알싸한 마늘과 톡 쏘는 후추가 더해져 새로운 매운맛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오뚜기의 설명이다.
농심이 지난달 한정판으로 내놓은 ‘신라면 더 레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제품의 스코빌 지수는 7500SHU다. 신라면보다 두 배 더 맵고 농심에서 판매하는 라면 중 가장 매운 제품인 앵그리 너구리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농심은 신라면 더 레드의 강한 매운 맛을 위해 청양고추의 양을 늘렸다. 후첨양념분말에 청양고추, 후추, 마늘, 양파 등 향신 재료를 넣어 색다른 매운맛을 시도했다.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 더 레드는 출시 18일 만에 4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양식품도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을 새로 론칭했다. 맵탱의 신제품으로 ‘맵탱 흑후추소고기라면’, ‘맵탱 마늘조개라면’, ‘맵탱 청양고추대파라면’ 3종을 출시했다. 맵탱 라면 시리즈의 스코빌 지수는 6000SHU다. 매운맛의 대명사로 통하는 불닭볶음면(4400SHU)보다 더 맵다.
불닭볶음면으로 일찍부터 매운 라면 시장을 공략해온 삼양식품은 매운맛을 다섯 가지(화끈함·칼칼함·깔끔함·알싸함·은은함)로 구분해 표기하는 ‘스파이시 팬타곤 지표’도 도입했다. 이번 맵탱 제품 패키지에 이 지표를 적용해 소비자들이 매운맛 종류와 강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업계는 ‘매운맛 챌린지’ 등 SNS 상에서 매운 맛에 도전하려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매운 라면 제품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SNS 등을 통해 젊은 세대 사이에서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이 일종의 놀이이자 유행처럼 퍼져 나갔다”면서 “매운 음식을 찾는 빈도와 맵기의 정도와 매운맛을 수용하는 기준 등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