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 “가자지구는 ‘악의 도시’”
축출 성공할지는 회의적
하마스의 7일 기습 공격을 기점으로 이스라엘 정부가 그간의 경제적 인센티브와 군사력을 혼합한 당근과 채찍 정책에서 강경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과거의 가자는 앞으로 없을 것이다. 하마스는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안보보좌관인 기오라 에일랜드는 “이번 공격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면서 “국가 생존이 달린 문제다”고 말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를 ‘악의 도시’로 규정하고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 하마스가 숨어있는 모든 곳,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 것”이라고 강력한 보복을 시사한 바 있다.
WSJ은 그간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가자지구에서 격퇴하려면 오랜 전쟁과 많은 인명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딜레마 때문에 무력 공격을 자제해왔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스라엘 군대는 최근 수년간 일반적으로 하마스가 공격을 하거나 지하 터널을 파는 등 위협적인 능력을 구축한 경우에만 하마스를 표적으로 삼았다.
당근책도 병행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2021년부터 가자 사람들이 이스라엘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새로운 취업 허가를 발급했다. 그 수는 현재까지 2만 명에 이른다. 또 봉쇄된 가자 지역에 무역 제한을 완화하고 식수, 의약품, 연료 등의 공급을 강화했다.
하지만 하마스의 7일 무력 침공을 계기로 강경하게 돌아섰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리차드 헤흐트는 이날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통해 "이스라엘은 매우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 하마스 축출에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관측이 나온다.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팔레스타인 거주지에 병력을 다시 투입해야 하는데, 하마스가 구축한 지하터널로 은밀히 이동하고 있음에 따라 위험이 상당하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조밀한 지역 가운데 하나인 이곳에선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감이 매우 강한 일반 시민과 전투원, 민간 주거지와 전투 시설을 구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대규모 민간인 희생의 가능성이 상존하고 여기에서 펼쳐지는 이스라엘군의 작전에도 많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음카이마르 아부 사다 정치학자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20년 동안 머물렀지만 탈레반이 종식되지는 않았다"면서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진정으로 뿌리 뽑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