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결자해지' 읍소한 이준석...“여당 집단 묵언수행 풀어달라”

입력 2023-10-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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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대표, 눈물의 기자회견
“국힘, 단체로 현실부정에 들어간거냐”
“尹, 집권 이후 오류 인정해달라”
당 일각 쓴소리...“비틀어진 애정 편지”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툥령의 용기와 결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3.10.16.suncho21@newsis.com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변화를 호소했다. 그는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들을 인정해달라”며 눈물을 훔쳤다.

이 전 대표는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담한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선다”며 전날(15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 이야기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어제 의총에서 많은 사람이 의견을 이야기했지만, 꼭 해야 하는 말은 회피했다”며 “당은 더는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하기가 두려우시냐”고 반문했다. 이어 “선거 패배 이후 며칠 간의 고심 끝에 나온 목소리가 ‘당정 일체의 강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우리 당의 의원님들은 꿔다놓은 보릿자루 소리를 듣는 것에 지쳐 이제는 단체로 현실부정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연구개발(R&D) 예산안 삭감 △의대 입학 정원 확대 등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정책들을 비판했다.

특히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을 말하다 눈물을 훔치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41살에 부모가 시험관 시술로 낳은 한 해병대 병사의 억울함이 반복되지 않도록 엄정한 수사를 하고자 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의 모습은 성역을 두지 않고 수사했던 한 검사의 모습과 가장 닮아있을지도 모른다”며 윤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이어 “그런 그가 수사하는 것을 막아 세우는 것을 넘어 정부와 여당이 집단 린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늘의 사자성어는 결자해지”라며 “여당 집단 묵언 수행의 저주를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흔히들 검사가 오류를 인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더는 대통령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을 시도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대통령께서는 더는 검사가 아니다”라면서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들을 인정해달라”고 읍소했다.

이 전 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에게 “이준석을 데려오지 않고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대통령이 지금의 정책 기조와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고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개인적인 거취에 대해서는 오늘 언급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당 지도부 인선에 대해선 “지도부가 어느 정도 용기를 낼 수 있을지 많은 국민이 오래 지켜봐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과 관련해 이 전 대표 측은 “전날 있었던 의원총회 결과를 보고 누군가는 할 말을 해야 하니까 기자회견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회견 직후 자신의 SNS에 “시의적절했다”며 “우리 당에는 옳은 말을 호응 해주는 풍토보다는 ‘우리끼리’라는 잘못된 기득권 카르텔이 너무 강하다”고 적었다.

곱지 못한 시선도 있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눈물 쇼를 보여주고 제명당하면 탈당할 명분을 쌓으려는 잔꾀가 뻔히 보인다”고 직격했다. 여권 관계자는 “마치 비틀어진 애정 편지 같았다”며 “구체적인 대안이 없는 제안을 하면서 정치적 이익을 얻고 감성에 호소하는 행태가 당내 지지자들은 물론이고 중도층에게 과연 호소력이 있는지 모르겠다. 잘 헤어지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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