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급성장 알리익스프레스의 숙제 ‘짝퉁’

입력 2023-10-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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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부 유승호 기자

지난달 모카포트를 선물로 받았다. 캠핑을 좋아하는 내게 딱 맞는 선물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모카포트 크기에 맞는 버너가 없었다.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에서 검색을 했다. 가격이 1만 원이었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 올라온 가격 대비 3분의 1수준이었다. 배송도 빨랐다. 중국에서 현관 문 앞에 도착하는 데까지 4일 걸렸다. ‘직구(직접구매) 싹 바꿔주겠다’는 알리 모델 마동석의 말이 떠올랐다.

알리의 돌풍이 매섭다. 저렴한 가격, 빠른 배송을 앞세운 알리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한국 업체도 판매자로 입점시켜 국산 제품까지 판매를 시작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등에 따르면 알리의 올 6월 사용자는 497만 명으로, 1월 대비 약 47% 증가했다.

중국발 직구 시장 규모도 급성장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직구 시장 규모는 1조40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신장했다.알리 영향으로 국내 소비 트렌드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직구는 어렵고 복잡한 것’이란 소비자 인식이 깨졌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잇달아 직구 매출 키우기에 나섰다. 1만 원 내외 해외직구 초저가샵을 오픈한 티몬이 대표적이다.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주도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후 순위권 주자들이 경쟁력을 키울 만한 틈새시장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알리의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소위 짝퉁으로 불리는 가품 문제다. 지난해 특송화물 통관 과정에서 적발된 가품 수는 6만2326건이다. 이 중 99.7%가 중국발이었다. 실제 알리에서 유명잡화 브랜드를 검색하면 가품으로 의심되는 제품이 다수 검색된다. 심지어 한국 국회의원 금배지 가품도 판매 중이란 사실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알리가 ‘짝퉁 유통채널’이라는 오명을 쓴 이유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국감에서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알리를 비롯해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한국 시장에서 신뢰를 얻으려면 짝퉁 문제는 선결 과제다.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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