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대통령과도 거침없이 이야기할 것”
이진복 정무수석, 축하 난 들고 찾아
혁신위원 인물난에 우려 섞인 시각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행보가 거침없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 출범 이후 첫 일정으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겠다고 밝혔다. 당과 대통령실과도 기탄없이 이야기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대통령실도 손수 축하 난을 보내며 힘을 실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혁신위가 두려움을 넘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 정도면 위원들이 정해지면 제가 5·18(묘지)에도 모시고 갈 것이고, 출발은 그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혁신위 인선 후 첫 일정으로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겠다고 한 점은 김종인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를 연상시킨다. 2020년 8월 김 전 위원장은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 사과’를 했다. 그는 당시 추모탑에 헌화한 뒤 15초가량 무릎을 꿇은 채 묵념했다. 보수 정당 대표가 추모탑 앞에 무릎을 꿇은 건 처음이라 상징성이 큰 사건으로 평가받았다.
당과 대통령실을 향해서도 막힘이 없다. 인 위원장은 “당과 허심탄회하게 거침없이 대화할 것이고, 당 대표는 물론이고 기회가 주어지면 대통령과도 거침없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이에 화답했다. 이 수석은 이날 축하 난을 들고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 30여 분간 인 위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이 수석은 예방 후 기자들을 만나 “어느 시대든 개혁이나 혁신은 한 몸이 돼 움직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남에 대해 “언제든지 두 분이 연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요한 혁신위’는 26일 혁신위원 인선을 완료하고 공식 출범한다. 인 위원장이 ‘통합’과 ‘변화’를 강조한 만큼 청년·여성·호남 인사들이 대거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물망에 오른 혁신위원 후보군은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거나 합류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조국 사태’를 비판하며 참여연대를 탈퇴한 김경률 변호사도 자신의 SNS를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최재형 혁신위’에서 활동했던 김미애·한무경 의원도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이날 본지에 전했다.
비윤계 인사도 마찬가지다.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김웅 의원도 본지에 “혁신위원으로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제안이 들어온다 해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인 위원장에 대해 “한국 정치가 이렇게까지 타락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이분이 (당에) 들어와서 할 수 있는 행동반경이 얼마나 되겠느냐에 대해선 굉장히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초선 의원도 “일단 지켜봐야 하지만, 정치를 안 해본 사람이 내용을 알겠나”라고 반문했다. 여권 관계자도 “이 상황에서 누가 혁신위원을 맡으려 하겠나.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죄다 도망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