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의 정치 참여 기회 박탈이나 차별할 의도 없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남 순천시 선거구 일부를 떼어내 광양시에 편입시킨 선거구 획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순천시민대책위원회 등이 공직선거법의 순천시 관련 일부 조항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순천시 선거구는 순천‧광양‧곡성‧구례로 묶이며 갑과 을로 나뉘었다. 순천지역은 해룡면을 제외한 면적이 갑으로, 해룡면과 광양, 곡성, 구례 면적이 을로 편입됐다.
순천시 기준 인구가 선거구 상한선인 27만 명을 넘기면서 인구 5만~6만 명의 해룡면이 광양시 쪽으로 합쳐지는 방향으로 선거구 획정이 이뤄진 것이다.
해룡면 유권자들은 순천이 아닌 광양·곡성·구례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를 뽑게 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지역 시민단체 등은 이 같은 획정이 주민의 선거권과 평등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날 헌재는 “선거구 간 인구편차를 줄이면서 기존의 선거구 변동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고 농산어촌의 지역 대표성을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 부득이하다고 할 수 있다”며 “지역민의 정치 참여 기회를 박탈할 의도나 특정 선거인을 차별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입법자가 이 사건 특례조항을 둬 공직선거법상 예외를 인정한 것에 근거한 것으로 자치구·시·군의 일부 분할을 금지하는 선거법과 충돌하지 않는다”며 “어떤 법률조항의 내용이 다른 법률조항의 내용과 서로 충돌된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헌법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