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가 혁신위의 향후 과제 등 당 현안을 논의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인 위원장에게 “처방은 참 잘했는데 환자가 그 약을 안 먹으면 어떡할거냐”며 “환자가 그 약을 먹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 위원장은 7일 오후 2시25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아가 약 45분간 김 전 위원장과 독대했다.
인 위원장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이 당신이 의사냐, 칭찬해줬다”며 “처방은 참 잘했는데 환자들이 약을 안 먹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 (환자들이) 그 약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이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고, 그에 인 위원장은 “좋은 말씀”이라며 “저도 공감했고 명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인 위원장은 “정치 진단”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누구 한 사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관련 언급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인 위원장은 또 “(김 전 위원장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부터 양극화 문제가 대두돼 굉장히 그게 풀리지 않았다는 말씀을 많이 주셨다. 민생 문제, 경제 문제에 대해 많은 조언을 받았다”고도 했다.
김 전 위원장도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환자’가 국민의힘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환자”라며 “국민의힘은 대통령 얼굴만 쳐다보는 정당이니, 그 얼굴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변할 수도 있고 안 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혁신위가 혁신안을 여러 개 만들어 냈는데 당에서 반응이라는 게 없다”며 “(험지 출마나 불출마 권고에) 해당하는 의원들이 순응할지 그렇지 않을지 아무 반응이 없으니 위원장으로서 답답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용산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라며 “당이야 (용산만) 쳐다보는 사람들인데 (용산에서)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 같으면 변화가 있겠나”라며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다만 “우리나라 역사상 국회의원이 스스로 공천을 포기한 예는 서너 건밖에 없다. (불출마 권고는) 정치 그만하라는 얘기랑 같은데, 인생을 걸고 해온 사람이 그만두겠나”라며 “험지 출마는 의미가 없다. 아무나 갖다 내놓으면 당선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