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혁신위, 대전 카이스트 방문…R&D 거버넌스 개선방안 논의
박정하 “혁신안들 다소 이상과 현실 사이에 괴리 있어”
혁신안을 둘러싼 당내 찬 기류가 노골화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다음 안건 마련에 착수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5호 혁신안의 키워드를 ‘기초과학’으로 잡았다.
인 위원장은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5호 혁신안의 새로운 키워드는 ‘기초과학’”이라며 “과학과 연구개발(R&D)이 확실히 보장되는 미래를 만들어가지 않으면 우리는 경쟁력을 잃는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교육부 장관실 혹은 산업부 장관실, 그리고 각 지방에 과학을 밀어야 한다”며 “과학을 좀 더 강하게 서포트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론 대거 삭감된 내년도 R&D 예산안 보완과 함께 인적·제도적 개선 방향이 혁신안에 담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인 위원장은 “일단 우리가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을 가봐야 한다. 미리 뭘 정해놓진 않는다”며 추후 논의 과정을 거쳐 다음 혁신안의 뼈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혁신위는 내일(21일) 카이스트(KAIST) 본관에서 대전시 경제과학부시장 등과 함께 간담회를 열고, R&D 관련 거버넌스 체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한다.
앞서 혁신위는 여러 차례 R&D 체계 개선과 민생 경제를 강조해온 바 있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13일 “R&D와 관련된 인적·제도적 개선점, 그리고 예산에서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당정 협의를 통해서 수정하라’는 내용이 다음 혁신안에 담길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근 혁신위는 ‘조기 해체설’, ‘회의 중단설’이 불거지는 등 잡음이 일었지만, 다음 안건 마련에 속도를 늦추진 않겠단 입장이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김기현 대표께서 가감 없이 계속 혁신안들을 내달라고 했기 때문에 저희는 지금 토론하고 혁신안을 만들어가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 당 지도부와 마찰을 빚은 데 대해선 “저는 특별한 갈등이라기보다는 혁신안 자체가 사실은 굉장히 고통 속에서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이락면서 “민심 이반을 저희가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과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16일 김 대표는 인 위원장이 윤심(尹心)을 언급하며 지도부를 압박한 데 대해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서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혁신위가 자신을 포함한 당 지도부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의 용퇴를 제안한 것을 두고도 “당 대표 처신은 당 대표가 알아서 결단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새로운 혁신안이 마련된다고 해도 당이 이를 수용할지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당은 앞서 보고된 혁신안에 대해서도 “지금 얘기 나오는 것(2·3호 혁신안)들은 다 절차가 필요하다. 심지어 법률 개정사항인 것도 있고,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결정해야 할 사항도 있다”며 의결을 미룬 상태다.
혁신안에 대한 평가도 갈린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서 ‘전략공천 원천배제’가 담긴 4호 혁신안과 관련해 “혁신위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공정한 공천과정들을 보장하라는 것”이라면서도 “과거 김무성 전 대표 시절에 모든 것을 다 상향식 공천하겠다고 했는데 꼭 성공한 모델이냐고 비춰지면 평가들이 엇갈리기는 한다”고 평가했다.
‘청년 우선배정 내용이 담긴 3호 혁신안과 전략공천 배제가 상충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그게 모순된다는 지적들이 있다. 결국은 원칙이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하는데 특정 지역은 여기는 가둬놓고 이 사람들(청년)만 전략공천하겠다 이렇게 가게 되면 또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에서 만들어지는 혁신안들이 다소 이상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는 부분이 있다”며 “그것을 지도부에서 그리고 당에서 가장 그 취지를 존중하면서 현실에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추후 구성될 공관위에 혁신위원을 파견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혁신위 활동과는 별건인 것 같다”며 “공식적으로 안이 제안이 되면 지도부에서 판단하겠지만 현재 얘기는 혁신위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