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교체 스타트 끊은 현대홈쇼핑…인사 남은 롯데·CJ도 주목
최악의 한 해 보내는 롯데홈쇼핑…김재겸 대표 거취에 여러 전망
원플랫폼 전략 통했나…윤상현 CJ ENM 커머스 대표 연임 관심
업황·실적 부진으로 우울한 한 해를 보낸 홈쇼핑업계가 실적 반등을 위한 복안 마련에 분주하다. 최근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한 현대홈쇼핑을 시작으로 업계 전반에 도미노 수장 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이 가장 먼저 수장 교체 테이프를 끊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달 초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 신임 대표에 한광영 부사장을 내정했다. 3년 만의 홈쇼핑 수장 교체다. 현대홈쇼핑의 올해 1~3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줄어든 7860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52억 원으로 61.5% 급감했다.
내년 1월 취임하는 한 대표는 수익 효율화 작업이 최대 과제다. 그가 올해 영업본부장을 맡으며 제시한 딜커머스가 화두다. 딜커머스는 유튜브 예능과 상품 판매를 결합한 것으로 ‘앞광고 제작소’가 대표 콘텐츠다. 유튜브를 활용해 홈쇼핑사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송출수수료 부담도 없다.
롯데홈쇼핑의 수장 교체 가능성은 설왕설래다. 롯데홈쇼핑의 올 1~3분기 매출액은 68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줄었고, 2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 같은 기간 800억 원의 영업이익과는 대조적이다.
롯데홈쇼핑은 괴로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올해 2~7월 새벽방송 중단이 최대 악재였다. 8월 새벽방송을 재개,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컸지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4.3% 감소, 8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결국 9월 들어 근속 5년·만 45세 이상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작년 연말 선임된 김재겸 대표의 거취도 불투명하다. 김 대표는 새벽방송 중단 기간 동안 리스크관리 전담팀을 운영, 피해 최소화에 나섰지만 실적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롯데그룹 차원에서 문책성 인사가 제기되는 이유다.
반면 임기 시작부터 이미 불리한 조건을 안고 시작한 만큼, 내년까지 자리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만만찮다. 롯데홈쇼핑은 상품 경쟁력 차별화, 특화 콘텐츠 확대로 경쟁력 강화, 벨리곰 등 지식재산권(IP)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CJ그룹 인사를 앞둔 윤상현 CJ ENM 커머스부문(CJ온스타일) 대표의 연임 여부도 관심사다. 업계는 올 3분기 홈쇼핑사 중 유일하게 수익성을 개선한 만큼 교체 가능성을 낮다고 본다. CJ온스타일의 3분기 매출액은 30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1억 원으로 23.2% 늘었다. 작년 3월에 취임한 윤 대표의 ‘원플랫폼(One Platform)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평가다. 원플랫폼은 채널, 콘텐츠, 마케팅, 고객 서비스 등 CJ온스타일이 보유한 모든 가치 사슬을 결합해 브랜드사에겐 차별적 가치를, 고객에겐 새로운 쇼핑 경험을 각각 전달하는 전략이라, 내년 3월까지 1년 성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GS홈쇼핑(GS샵) 3분기 실적도 별로다. 매출액은 25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줄었고, 영업이익도 213억원으로 18.7% 줄었다. 2021년 GS리테일과 합병해 홈쇼핑BU가 된 GS홈쇼핑의 수장은 BU장을 겸하는 김호성 GS리테일 대표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최측근이라, 업황 악화를 감안해 그의 내년 거취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통상 GS그룹은 11월 말 임원인사를 단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