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현실화율 공동주택 평균 ‘69%’ 수준…개편안 내년 7~8월 발표
내년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이 동결됐다. 이에 공동주택 기준 현실화율은 올해 수준인 69%로 결정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2020년 수준의 현실화율을 반영한 것이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된 공시가 현실화 계획은 폐지까지 포함해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구체적인 개편안은 총선이 끝나고 내년 7~8월쯤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중부위)를 열고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재수립방안’을 심의·의결했다. 내년도 공시가 현실화율은 2020년 수준으로 2년 연속 동결했다. 이에 공동주택 기준으로 69% 수준의 현실화율이 적용될 전망이다.
이번 동결 조치에 따라 2024년 공시가격에 적용될 현실화율은 올해와 같이 고정되며, 이는 기존 현실화 계획 평균 대비 공동주택 6.6%포인트(p), 단독주택 10.0%(p), 토지 12.3%(p) 하락할 전망이다.
올해 수준의 현실화율이 적용되면서 내년도 부동산세 부담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주택가격은 지난해 급락한 뒤, 올해 서울 고가아파트를 제외하곤 올해 집값 누적 상승률은 2% 안팎에 그쳤다. 진현환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올해 세 부담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때 수립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은 폐지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점 재검토된다. 김오진 국토부 제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실화 계획은 지금 부분적으로만 손질하는 것으로는 국민 인식이나 공정과 상식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실장은 “현실화 계획이 과연 국민 인식에 합당한지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당연히 (계획) 폐기도 포함된다. 현실화 계획을 폐지하면 어떤 대안이 있을지도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집값 급락에 따른 실거래 역전과 국민 부담을 고려해 올해 공시에 적용되는 현실화율을 현실화 계획 수립 이전인 2020년 수준으로 하향하는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실제로 부동산 시세가 급격히 반영되면서 국민 세 부담도 매년 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주택분 재산세는 5조1000억 원이었다. 하지만 2020년에는 5조8000억 원, 2021년 6조3000억 원, 2022년 6조7000억 원으로 늘었다.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역시 2019년 1조 원에서 2022년 4조1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 밖에 고가 주택(9억 이상)과 토지에 대해서는 빠른 시세 반영을, 저가 주택(9억 원 미만)에 대해서는 균형성 제고를 우선적 목표로 설정하여 공정한 공시가격의 산정이 이뤄지지 못하는 형평성 문제도 발생했다.
앞으로 국토부는 현실화 계획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연구용역을 내년 1월 시행할 계획이다. 해당 연구결과에 따라 현실화 계획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방안을 내년 하반기 중에 내놓는다. 현재 국토부 내부에선 대안 논의가 일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 실장은 “현실화 계획 대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 과정에 비공개지만 대안을 갖고 있다”며 “국민 인식조사 등을 진행하고, 내년 7~8월까지는 공시가격 제도개편안 등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현실화 계획을 폐기한다면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안을 담은 관련법(부동산공시법)을 폐지하는 법안을 정부가 내놓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공시가격은 종합부동산세·재산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와 기초연금 등 67개 행정 제도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공시가 현실화 계획 재검토를 공약하고 당선된 뒤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