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여당 합류 의사를 내비친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났다. 이번 만남이 내년 총선 인재 영입을 위한 ‘슈퍼 빅텐트’의 초석이 되는 게 아니냔 전망이 나온다.
이 의원은 혁신위의 초청을 받아 21일 오후 대전 카이스트(KAIST)에서 ‘한국정치의 문제점과 개혁방안’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국민의힘의 정치개혁은 단순히 국민의힘과 내년 총선만을 겨냥하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개혁의 큰 촉발제가 될 수 있다”며 “민주당이나 다른 여러 정당들에게도 좋은 쇼크를 줌으로써, 결국 정치가 고품질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 구조와 문화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허구한 날 싸우고 해도 제가 국민의힘에 가서 읍소도 하고 토론도 좀 하고 싶었다”며 “요즘 워낙 진영화가 심하다 보니 그런 걸 잘 귀담아 듣지도 (않는다). 이런 기회를 주신 건 굉장히 고맙고 감사드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까 (강연 서두에서) ‘고질적 한국 정치의 문제점’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저 자신도 책임이 있어서 반성문을 쓰는 차원에서 보고를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대표적 비명(비이재명)계 중진인 이 의원은 이재명 체제에 대한 불만을 지속적으로 표출해왔다. 최근엔 민주당 탈당 후 여당 혹은 이준석 신당 합류 가능성을 내비친 상태다.
다만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직접적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의원은 강연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입당 얘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오늘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 그건 다음에 말씀을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어 “저도 고민이 적지 않고, 또 마음 속이 심란하다”며 “12월 초 첫째 주에, 그 안에는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이날 강연이 있기 전 KBS라디오 ‘특집 1라디오 오늘’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 체제가 더 강고하게 됐고 ‘이재명 당이다, 개딸 당이다’ 할 정도의 상황”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제가 계속 당내에서 파열음을 내고 싸우느니 제 새로운 선택을 찾아서 가는 것이 서로 간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15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서도 이준석 신당 합류와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을 떠난다면 어느 가능성이든 배제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20일) 내년 총선 인재영입과 관련해 ‘슈퍼 빅텐트’를 치겠다고 공언했다.
김 대표는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은 청년들의 내일, 나라 미래가 달린 선거”라며 “국민의힘은 나라의 발전적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분과 함께 ‘슈퍼 빅텐트’를 치겠다”고 밝혔다.
야당에도 문을 열어두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정부패 정당이 돼 개딸들에게 휘둘리는 지금 민주당에게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양심을 지키는 분들이 민주당에 비록 소수나마 있다는 점도 유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발언했다.
인 위원장도 이 의원의 당 합류와 관련해 전날 “그건 제가 결정할 바가 아니”라며 이 의원의 결단이 우선돼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 “나라를 사랑하고 당을 사랑하면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