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순이익도 7배 폭증…예상치 웃돌아
“4분기 대중국 매출 감소 예상”
글로벌 1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하면서 AI 열풍을 다시 입증했다. 하지만 중국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주가는 약세를 나타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4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6% 급증한 181억2000만 달러(약 23조4617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3% 늘어난 4.02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새 매출과 EPS가 각각 3배, 7배가량 폭증한 셈이다.
실적은 월가 예상치도 훌쩍 웃돌았다. 앞서 시장에서는 161억8000만 달러 매출과 3.37달러의 EPS를 예상했다.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붐을 타고 고공 행진했다. 지난해 등장한 생성형 AI ‘챗GPT’의 등장 이후 두뇌 역할을 하는 전용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실제로 AI 칩 수요가 반영된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한 145억14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게임 부문 매출 역시 전년보다 81% 늘어난 28억5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 실적 발표 이후 1% 넘게 하락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가 실적에 미칠 우려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AI 반도체와 관련한 대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이날 콘퍼런스콜에서도 이와 관련한 질문이 빗발쳤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과 기타 수출 통제를 받는 국가들이 지난 몇 분기 동안 자사 데이터센터 매출의 약 20~25%를 차지했다”며 “이번 분기에는 해당 지역들에 대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지역의 강력한 성장으로 이러한 이를 상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강력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올해 매 분기 공급을 크게 늘렸고, 내년에도 이러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또 정부의 수출 통제에 대응해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칩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시장의 과도한 기대로 인해 주가가 상승 동력을 얻지 못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엔비디아는 이날 회계 4분기(11월~내년 1월) 매출 전망치를 약 2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애널리스트 평균 예측인 179억 달러를 훌쩍 웃도는 것이다. 다만 일부 예상치는 210억 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이미 많이 뛰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달에만 23% 올랐고, 올해 들어 240% 이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