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기반으로 폭풍 성장하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납품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그 낙수효과가 기대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3분기 기준 실적에서 181억2000만 달러(약 23조3929억 원)의 매출액과 주당 4.02달러(약 5190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59억3100만 달러 대비 206% 늘었고, 같은 기간 주당 순이익(0.58달러)도 593% 폭증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칩 수요가 반영된 데이터 센터 매출이 엔비디아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 매출액은 145억1400만 달러(약 18조737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79% 늘었다.
엔비디아는 "대규모 언어 모델 훈련과 추론,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에 힘입어 강력한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업계에선 AI가 큰 화두로 떠오르면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는 고성능 신제품을 내놓는 등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AI 신제품 ‘HGX H200’(이하 H200)을 시장에 공개했다. 대규모 데이터 학습이나 추론에 특화된 반도체로, GPU를 기반으로 중앙처리장치(CPU), HBM 등을 패키징한 제품이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최신 대규모 언어 모델(LLM)인 GPT-4를 훈련하는 데 최적화된 칩으로, 전작인 H100 대비 텍스트·이미지 생성 능력과 추론 능력이 약 60~90% 향상됐다. 내년 2분기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거침없는 성장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향상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 등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4세대 제품인 HBM3를 3분기까지 독점 공급해왔고, 4분기 후반부터는 삼성전자도 공급에 참여키로 했다. 이번 H200에는 5세대 HBM인 HBM3E가 함께 탑재되는데 업계에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공급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HBM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47~49% 수준일 것으로 나타났다. 즉 양사가 내년 HBM 대부분을 공급하게 되는 셈이다.
최근 3분기 실적 향상도 HBM 등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가 견인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손실액은 2분기 연속 감소했다. SK하이닉스 역시 D램 부문 실적이 흑자로 전환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HBM3와 HBM3E 모두 완판된 상태"라며 "고객사 및 파트너들과 2024년뿐 아니라 2025년까지 기술 협업과 생산능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내년 HBM 공급을 올해 대비 2.5배 이상 확보할 계획이고, 이미 해당 물량에 대해 주요 고객사들과 내년 공급 협의를 완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