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조선팰리스, 가장 비싸...1인당 가격 21만5000원
12월 한시 가격 인상...소비자 “폭리 취하기 위한 꼼수”
업계 “무제한 와인 등 서비스 보강으로 가격 인상해”
‘물가안정’을 강조하는 정부의 인상 자제 요청에도 국내 주요 호텔들이 일제히 뷔페 가격을 올리며 배짱 행보다. 12월 한시 가격이라며 한 차례 인상한 뒤, 크리스마스나 연말 전후에 추가로 가격을 올리는 ‘2단계 인상 작전’ 꼼수도 쓰고 있다. 일각에선 고물가에도 가족·연인·단체모임 등 연말 성수기 수요가 몰리자, ‘얌체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바가지를 씌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신라호텔·롯데호텔서울·조선팰리스호텔 등 주요 특급호텔이 12월 한시적으로 뷔페 가격을 올린다. 연말 성수기 뷔페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신라호텔과 조선팰리스호텔으로, 1인당 20만 원을 초과한다.
서울신라호텔 ‘더 파크뷰’는 12월 1∼20일 디너(저녁식사) 가격을 19만5000원으로, 21∼31일 디너 가격은 21만5000원으로 각각 인상한다. 이는 평소 평일·주말 디너 가격(18만5000원)보다 각각 1만원(5.4%), 3만원(16.2%) 올린 가격이다.
롯데호텔서울 ‘라세느’는 12월 평일·주말 디너 뷔페 가격을 기존(18만 원) 보다 1만 원(6%) 올린 19만원으로 책정했다. 크리스마스 연휴 때인 23∼25일과 30~31일 디너 가격은 20만5000원으로 14% 인상한다. 평일 런치(점심식사)는 14만5000원에서 16만8000원으로 15.9% 인상한다.
조선팰리스호텔 ‘콘스탄스’도 12월 한시적으로 뷔페 가격을 인상한다. 12월 디너 뷔페 가격은 19만4000원으로, 기존(18만5000원)보다 5% 올린 금액이다. 주중 런치는 16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12.5% 오른다. 크리스마스 연휴인 23∼25일과 30~31일 런치·디너 뷔페 가격은 16∼34% 올려 21만5000원을 받는다. 웨스틴조선서울 ‘아리아’도 12월 한시적으로 주중 런치 가격을 14만5000원에서 13.8% 오른 16만5000원을 받는다. 주말 런치도 16만5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12% 올린다.
1인당 20만 원이 넘는 비싼 가격에도, 주요 특급호텔 뷔페의 주말 예약은 거의 모두 마감됐다. 12월 평일 예약도 빠르게 마감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12월 주말 예약이 대부분 찬 상태이며, 주말에서 주중으로 밀려난 고객들로 인해 주중 역시 만석에 가까운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해마다 연말이 되면 특급호텔들이 성수기를 핑계로 가격인상을 단행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선 폭리를 취하기 위한 꼼수 인상이라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35) 씨는 “연말과 연초 중요한 식사 자리 예약을 원하는 수요가 많아지니, 호텔들이 매년 12월 가격인상을 하는게 관행처럼 되고 있다”면서 “연말 성수기를 기회 삼아 가격을 인상, 연중 구멍 난 실적을 메우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호텔업계는 연말을 맞아 뷔페 메뉴와 서비스를 보강, 한시적으로 가격을 올렸다는 입장이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연말에 가족 고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다음 달부터 뷔페 메뉴를 추가하고, 와인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조선팰리스호텔 관계자도 “연말 모임 등을 원하는 수요가 많아 주중 디너, 주말 런치·디너엔 와인을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에 따라 가격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