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오피스텔 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아파트 몸값이 서울은 물론, 전국에서도 상승세 둔화와 거래량 감소 등 약세 전환을 앞둔 가운데 오피스텔 시장은 침체가 한창 진행 중이다.
특히 경기도와 인천지역 오피스텔 몸값은 최근 1년간 7~8%가량 하락하는 등 다른 지역보다 내림세가 두드러진다. 전문가는 경기·인천 지역에 수요보다 더 많은 공급이 이뤄진 데다 시중금리 인상으로 임대 수익률마저 하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했다.
29일 KB부동산 오피스텔 통계 분석 결과, 최근 1년(2022년 11월~2023년 11월) 기준 경기지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7.3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인천은 8.11% 급락했다. 이는 최근 1년 동안 서울은 1.30%, 5개 광역시는 3.58%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최소 2배 이상 오피스텔 몸값이 하락한 셈이다.
경기와 인천지역 오피스텔 시장 침체는 거래량 감소로도 확인된다. 이날 경기부동산포털 통계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오피스텔 매매량은 총 629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거래량이 1만2133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거래량은 전년 대비 반 토막 수준에 그친 것이다.
특히 최근 거래량은 지난해 말 집값 내림세가 시작되면서 거래절벽이 이어질 당시보다 거래량이 더 적다. 지난해 9월 오피스텔 매매량은 820건이었지만, 올해 9월은 572건에 그쳤다. 10월 역시 지난해는 597건이었지만, 올해는 574건으로 더 적다. 남은 신고기한(계약 후 30일)을 고려해도 지난해 수준을 넘기기 어렵다.
때문에 최근 경기도와 인천 일대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은 가격 내림세에 분양가 수준의 ‘무(無)피’나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보다 낮은 금액)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경기 광명시 G오피스텔 전용면적 45㎡형은 계약금 5000만 원을 제외한 4억3975만 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다른 매물도 프리미엄 없는 무피 매물만 등록돼 있었다. 해당 오피스텔 매물은 홍보문구에 ‘마피 및 계약금 포기’를 명시한 사례도 많았다.
또 화성시 동탄역 인근 D오피스텔 전용 45㎡형 역시 마이너스 프리미엄 2000만 원이 적용된 2억8200만 원 수준에 매물 등록돼 있고, 인천 남동구 N오피스텔 전용 36㎡형 매물은 모두 무피 매물이거나 프리미엄 200만 원 수준이 붙은 물건이 주를 이뤘다. 이런 매물은 모두 4.6% 수준의 오피스텔 취득세율과 등록 부대 비용 등을 고려하면 손해를 감수하고 정리하는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경기와 인천지역 오피스텔 매매시장 침체 원인으로 과다 공급과 고금리 상황을 꼽았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과 달리 경기와 인천은 오피스텔이 수요보다 초과 공급돼 매맷값이 오를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인 지역 상업지역을 중심으로 몇 년 새 오피스텔이 많이 들어섰다. 서울도 오피스텔이 많이 공급됐지만, 배후 수요가 받쳐줘 시장 침체가 덜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파트만 규제 완화가 집중되고, 비(非)아파트 유형은 대출 규제가 여전한 점과 고금리에 따른 투자 수요 감소 역시 오피스텔 시장 침체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역전세 우려까지 겹치면서 임대차 수요가 많은 오피스텔 시장은 얼어붙었다.
문제는 이같은 오피스텔 시장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윤 위원은 “오피스텔 거주자는 직장 근처 주거 수요가 많은데 서울보다 일자리가 적은 경기와 인천의 수요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세입자 찾기도 어려워 임대소득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여기에 수요 부족으로 월세까지 떨어지면서 수익률이 악화하는 등 경기와 인천지역 오피스텔은 실수요와 투자 모두 줄어드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