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 인터뷰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최근 이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여기서 시대정신은 사회구성원이 바라는 바나 보편적인 요구를 의미한다. 김 본부장은 “ETF는 큰 비용을 내지 않고도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해준다”며 “투자자들이 투자하고 싶어 하는 상품을 운용사가 ETF로 시장에 공급하면 그게 시대 정신에 부응하는 일인 것”이라고 했다.
김 본부장이 총괄하고 있는 디지털ETF마케팅본부는 ETF 마케팅부와 디지털 마케팅부가 결합한 조직이다. 해당 본부는 한국투자신탁운용(한투운용)의 영업목표뿐 아니라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소비자 친화적인 방향성을 실천하고 있다. 운용업계에서 한투운용이 시대정신이 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김 본부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ETF 시장이 급성장한 이유에 대해 “ETF는 국내외 주식이 오르면 더 투자하지 않아도 늘어난다”며 “이를 시장효과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는 “주식시장은 우상향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시기처럼 특수한 기간을 제외하면 보통 전 세계 ETF 시장은 10~20%가량 성장한다”며 “올해는 특이하게 우리나라 증시가 40% 가까이 성장한 데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도 더욱 성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연금 시장에서 ETF 투자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점도 급성장 이유로 꼽았다. 300조 원이 넘는 거대한 퇴직연금 시장 특성상 ETF 시장으로 투자금이 지속해서 유입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김 본부장은 개인투자자에게 ETF가 보편화한 점도 언급했다. 그는 “유튜브 등에서 투자 콘텐츠가 범람하며 많은 개인투자자에게 ETF가 투자 도구로 알려졌다”며 “주식 투자자도 3배 이상 늘면서 ETF 투자자도 자연스레 늘고 있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시장 성장에 따른 아쉬운 점에 대해 획일화된 ETF 상품과 투자자 교육을 꼽았다.
그는 “자산운용사별로 ETF 상품에 차이가 없다”며 “미국에선 어떤 운용사는 원자재 ETF만, 어떤 회사는 레버리지 ETF만, 또 다른 회사는 커버드콜 ETF만 만들 듯 우리 시장도 자기만의 색깔이 생기면 좋겠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펀드는 판매할 때 은행 직원이 설명해줄 수밖에 없지만, ETF는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이 중간이 없다”며 “ETF에서도 ‘10% 이상 떨어지면 심장 떨려서 못 주무시는 분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상품’이라고 경고하기도 하고, 교육도 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한투운용도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어 “투자자 교육에 적극적인 운용사에게 혜택을 주는 등 제도적 차원에서 뒷받침이 이뤄지면 좀 더 빠른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통적으로는 반도체 ETF에 대한 전망을 꾸준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제약ㆍ바이오도 현재는 저렴한 레벨에 있는데 전 세계가 노령화되며 향후 좋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투운용은 지난해 브랜드 이름을 ‘KINDEX’에서 ‘ACE’로 교체했다. 교체 1주년을 조금 넘긴 현재까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점유율 등에서도 큰 성과를 보였다.
김 본부장은 이제는 장기적 차원에서 차별화 전략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ETF 시장에서 ‘불닭볶음면’ 같은, 뇌리에 각인될 만한 강력한 상품을 연초부터 기획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확실하게 한투운용만 가진 상품에 주력해 많이 만들어서 차별화에 힘을 더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ETF에 스토리를 입히고 싶다”며 “이 ETF가 왜 탄생하게 됐고 어떻게 개발했는지 충분히 이야기를 담아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고 싶다”고 했다.
또 “기존에는 운용사들이 주식 투자자를 중심으로 ETF를 마케팅했지만, 이제는 투자를 잘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적극적으로 다가갈 예정”이라며 “투자 경험이 없어도 잘 맞는 ETF를 찾아내 투자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