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원장’ 인선 놓고 설전…당정관계 재정립 요구도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마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대표의 사퇴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한 국민의힘이 비대위원장 인선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특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한지를 두고 당내에선 격론이 오갔다.

국민의힘은 15일 오전 10시부터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1시간45분가량 회의를 진행했다. 의총에서는 의원 20명가량이 발언대에 올라 비대위원장 인선 기준과 적임자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성원 의원은 새 비대위원장으로 한 장관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웅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아바타라고 생각하는 한 장관을 올리면 총선을 이기겠다는 건가”라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웅 의원은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비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관 이외에도 비대위원장 후보론 원희룡 국토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거론됐다.

비윤(비윤석열)계 의원들을 중심으론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거나, 대통령이 먼저 변해야 총선에 승리할 수 있단 의견 등도 제기됐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인선을 두고 이견이 많았나’라고 묻자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직접 이름을 거명한 분도 있고 기준을 이야기한 분들도 있는데 여러 가지 의견을 들었다”고 답했다.

‘인선 기준’을 묻는 질문엔 “처음 제시한 기준인 ‘국민 눈높이에 맞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고 선거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 총선 승리를 위해 우리 당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나 실력을 갖춘 분’이라는 기준에 대부분 공감해주셨다”며 “그 기준에 맞는 분을 뽑는데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앞으로도 듣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윤 권한대행은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다양한 경로로 추천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전체적으로 여론을 수렴하고 있고 여러 가지 평가들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내인사도 추천받았냐’는 구체적 질문엔 “보안사항”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한동훈·원희룡 장관 역할설에 대해선 “비대위원장 선임과 관련해서 제가 추천을 하고, 전국위원회 의결 절차를 주관하는 입장에서 개인에 대한 평가를 할 수는 없다”고 반응했다.

수직적 당정관계 탈피와 관련해선 “실제적으로 수직관계라기보단 소통이 원활하고, 또 일방적으로 의사가 전달되고 그런 상황은 아니”라면서 “당정관계가 수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민 눈에 그렇게 비춰진다면 그런 부분들도 고려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