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취해 롤스로이스를 몰다 20대 여성을 숨지게 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징계를 받았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고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A 경정에 대해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다. A 경정은 현재 서울 내 다른 경찰서로 전출된 상태다.
‘롤스로이스 사건’은 지난 8월 신모씨(28)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자신의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던 중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 행인을 들이받은 사건이다. 피해자는 양다리 골절, 머리 및 복부를 심하게 다친 뒤 뇌사 상태에 빠졌고 4개월 만인 지난달 결국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신씨가 체포된 지 약 17시간에 풀려나면서 경찰의 대처가 안일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A경정은 해당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언론 대응을 맡아왔다.
신씨는 범행 당일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과 디아제팜을 투약하고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직후 실시한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케타민 성분이 검출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검사 결과 총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나왔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마약 간이검사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있었지만 수사 과정에서 의사가 3일 전 신씨가 향정신성의약품 케타민을 투약했다고 진술했다”라며 “약물이 빠져나가기 충분한 시간이어서 약물 운전에 따른 위험 운전으로 영장신청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석방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씨는 애초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나, 피해자의 사망으로 더 중한 혐의인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사)로 변경됐다. A씨에 대한 첫 재판은 지난 6일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