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원대 법인세 돌려달라"며 소송 낸 이랜드리테일 '패소'

입력 2024-01-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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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이랜드리테일이 12억 원대 법인세를 돌려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2부(재판장 신명희 판사)는 최근 주식회사 이랜드리테일이 반포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청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랜드리테일은 2014년 자사 패션브랜드를 이랜드월드에 약 511억원에 팔고 그 매각대금을 이랜드월드의 자금 사정에 따라 2017년까지 나눠 받았다.

이와 별도로 이랜드건설에 2014년~2016년에 걸쳐 380억 원을 빌려준 뒤 2017년까지 나눠 받았고, 이랜드건설에 자신들이 발주한 현장 공사비 1억 7000만 원도 먼저 지급했다.

반포세무서는 이 과정에서 이랜드리테일이 이랜드월드로부터 제때 받지 않은 돈(미수금), 이랜드건설에 빌려주고 나눠 받은 돈(대여금), 이랜드건설에 먼저 준 돈(선급금)을 모두 ‘업무상 관련성 없이 준 가지급금'으로 보고 과세 대상으로 판단해 법인세를 물린 것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영업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맞서면서 “이에 대한 인정이자를 익금산입하거나 관련 차입금의 지급이자를 손금불산입한 부분을 과세표준에서 빼달라”고 요청했지만, 반포세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랜드리테일이 패션브랜드 매각대금을 제때 받지않고 나눠서 받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은 특수관계 계열사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한 것으로, 법인 소득에 대한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켰다고 본 것이다.

반포세무서의 이 같은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심판 청구를 조세심판원에 제기했지만 기각당한 이랜드리테일은 행정법원에 이번 소송을 제기했지만, 행정법원의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월드로부터 약 2년 6개월에 걸쳐 양도대금을 지연해 회수하면서도 이자나 지연손해금을 받지 않고 지급 담보를 위한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사회통념이나 관행에 비추어볼 때 경제적 합리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랜드리테일이 자신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모회사 이랜드월드와의 특수관계로 인해 정상적인 경제인의 합리적인 방법에 따르지 않고 거래했다”고 본 것이다.

이랜드건설에 선급금을 준 것을 역시 “이랜드리테일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이랜드월드가 이랜드건설의 지분 100%를 보유함에 따라 자금을 지원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사를 도급한 업체가 이를 수급한 업체에게 공사대금을 빌려준 것이 “사회통념이나 거래관행상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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