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15일 정부가 올해 예산안 편성 당시 R&D 예산을 삭감한 배경으로 "연구자들에게 관행적으로 나눠주기식으로 진행된 부분이 있었다. 효율적으로 역점에 두고 투자돼야 할 부분이 효과적으로 투자되지 못한 게 있다면 점검하자는 차원에서 조정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연구·개발(R&D) 정부 예산 삭감 방침에 윤석열 대통령이 같은 날 오전 "어디에 투자해야 여러분이 마음껏 도전하고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지 많이 연구했다"며 "올해, 내년도 예산안을 짤 때 R&D 예산을 대폭 증액해 민생을 더 살찌우는 첨단 산업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한 이후 나온 배경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이라는 주제로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 반도체관에서 세 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반도체 산업 종사자, 연구자들이 하는 일은 단순히 과학이 아니라 도전이다. (이는) 저의 도전이자 국가가 함께하는 도전"이라는 말과 함께 이같이 밝혔다.
반도체 산업 육성과 관련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이러한 도전은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의 정신이 갖춰져야 더 발전할 수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 기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 기업인 ASML을 찾아 둘러본 일화에 대해 언급한 윤 대통령은 "(이곳은) 벨기에와 독일 등 60개국에 속한 협력업체와 일하기 때문에 '역시 개방주의와 국제주의라는 게 과학과 산업을 키우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는 말도 전했다.
대통령실은 또 민생 토론회에서 눈여겨볼 대목으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합동으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 발표에 나선 점을 소개했다.
김수경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최근 윤 대통령이 강조한 부처 간 벽 허물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이같은 내용에 대해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 실천 차원에서 부처 간 칸막이 제거를 언급한 바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올해 첫 주례회동을 가진 8일에도 "올해는 과제를 중심으로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협력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인사교류, 예산지원 등 구체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변인은 이종호·안덕근 장관이 윤 대통령 주재로 열린 세 번째 민생토론회 준비 과정에서 여러 차례 만나 '반도체 산업 육성' 차원의 부처 간 협업을 수시로 논의한 점도 소개했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반도체 육성은 R&D 뿐 아니라 상용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결국 두 부처가 함께 나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우리부터 부처 간 벽을 허물자고 의기투합했다는 후문"이라는 언급도 했다.
이 밖에 윤 대통령이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 선구자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삼성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을 언급한 데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 생각한 부분을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