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샴페인 수입액 전년비 6.8%↑
하이볼처럼 탄산+청량한 맛 특징
화려한 외관 덕 SNS용으로도 인기
하이볼의 청량한 맛에 꽂혔던 MZ세대가 ‘샴페인(스파클링 와인ㆍ발포성 포도주)’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샴페인은 와인 시장 침체에도 나홀로 수입이 늘고 있어, 올해 주류업계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24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샴페인 수입액은 1억515만 달러로 전년(9845만 달러)보다 6.8% 늘었다. 반면 지난해 샴페인을 포함한 와인 수입액은 5억602만 달러로, 전년 5억8128만 달러보다 12.9% 줄었다. 와인 수입량이 줄어든 반면 샴페인이 조용히 성장곡선을 그린 것이다.
위스키의 인기가 주춤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해 연간 위스키 수입량은 3만586톤(t)으로 역대 처음으로 3만t을 넘겼다. 전년 2만7038t과 비교하면 13.1% 늘었다. 다만 수입액은 2억5957만 달러로 전년(2억6684만 달러)보다 2.7% 줄었다. 이는 고가 위스키보다 하이볼용 저가 위스키 수요가 확대된 결과로 읽힌다.
샴페인 수요 확대도 하이볼의 인기와 궤를 같이 한다. 하이볼은 코로나19 이후 홈(Home)술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집에서 간단히 즐길 수 있는 낮은 도수 주류로 주목받았는데, 샴페인도 탄산이 들어간 청량한 맛에 위스키보다 낮은 도수가 특징이다.
특히 최근 샴페인의 인기가 뜨거운 것은 병의 외관이나 잔이 화려해,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샷 바람이 거센 것도 한몫을 한다. 국내 주류업체 인터리커가 2021년 출시한 ‘골든 블랑’이 대표적인데, 고급스러운 황금색 병 패키지가 특징이다. 골든 블랑은 출시 1년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 병을 돌파했고, 지난해 29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야구단 LG트윈스의 승리 축하주로 쓰여 화제를 모았다.
작년부터 편의점업계의 활발한 프로모션도 샴페인에 대한 MZ세대의 진입 장벽을 낮춘 이유이기도 하다. 고가 샴페인의 대명사로 ‘돔 페리뇽’, ‘모엣 샹동’ 등을 꼽을 수 있는데, 편의점 업계는 지난해 이런 하이엔드급 샴페인을 도입하며 대대적인 판촉 행사를 벌였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작년 연말 11만~34만 원대 샴페인 5종을 선보였는데 출시 열흘 만에 1만 병 이상이 팔렸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와인이나 샴페인을 대형마트에서도 가성비 있게 판매하지만, 예상외로 편의점에서 팔리는 물량이 적지 않다”며 “특히 할인 신용카드와 이달의 특가 상품 프로모션을 통해 할인율이 크게 높아지는 경우가 많아, 이를 활용해 샴페인을 즐기려는 MZ세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