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 면접 첫날…인력 재배치·중진 희생 ‘촉각’

입력 2024-02-1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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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4·10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에서 서울 중구 성동을 예비 후보자인 이영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이혜훈 전 의원, 하태경의원이 공천심사를 받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민의힘이 닷새간 이어질 공천 신청자 면접에 본격 착수했다. 서울·호남 지역을 대상으로 첫 면접에 돌입하면서 공천 신청이 몰린 지역에 대한 인력 재배치, 중진 희생 등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3일 오전부터 늦은 오후까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서울·제주·광주 지역 공천 신청자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각 후보마다 5분 안팎의 짧은 시간이 주어졌고, 두세 개 정도의 질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첫 공천 면접이 진행됨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공천 신청이 몰린 지역구의 인력 재배치 △중진 의원에 대한 당의 헌신(험지 출마) 요구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 공천 등에 이목이 쏠렸다.

특히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이날 전·현직 의원 3명이 출사표를 던진 서울 중·성동을의 인력 재배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해당 지역 공천 신청자들 사이에선 묘한 신경전이 감지됐다. 중·성동을은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전·현직 의원 3명이 공천 신청을 한 곳이다.

하 의원은 면접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면접에서) 지역구를 조정할 생각이 있냐고 묻길래 ‘저는 남은 정치 인생을 중·성동을에 바치겠다’고 했다”며 “절대 다른 곳에 갈 수 없다고 딱 잘라 답변했다”고 전했다.

‘어떤 식으로 재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냐’는 물음에 하 의원은 “제가 답변드릴 문제가 아니”라면서 “경선이 결정되면 공정하게 경쟁하는 과정을 통해서 후보가 결정될 수 있다. 그게 민주주의”라고 답했다.

이 전 의원도 “제일 먼저 해당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한 사람으로서 옮길 생각이 없다”고 지역구 이동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당의 요청이 있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응할) 생각이 없다. 충분히 고민하고 타당한 결정을 했는데 뒤늦게 오신 분들과 같은 선상에 놓일 필요가 없다”고 반응했다. 경선에 대해선 “당이 그렇게 결정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전 장관도 면접을 마치고 나와 “당의 승리에 이바지할 수 있는 선택을 하겠다. 그 부분은 앞으로도 협조 의지가 있다”면서도, 지역구 변경 의향에 대해선 “면접 결과를 충실히 기다리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인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면접이 진행되기 전 정 위원장은 이날 아침 출근길에서 “동일한 지역에 우리 인력들이 몰린 경우에는 좀 재배치해서 승리해야 될 것 같다”며 중·성동을 지역에 대해 “거기도 고려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이 일부 중진 의원들에 헌신(험지 출마)을 요청하고 있는 데 대해선 주로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동대문을에 공천을 신청한 김경진 전 의원은 “(인요한) 혁신위원회에서 크게 주장했던 게 ‘희생’과 관련된 부분이다. (공관위가) 그 부분에 대한 맥을 잡고 있고, 공천을 신청하신 분들도 당 지도부의 뜻에 잘 따라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말 혁신위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당시 혁신위는 당에 ‘주류(친윤·지도부·중진) 희생’을 혁신안으로 제시한 바 있는데, 김 전 의원은 그것이 “잘 작동하고 열매를 맺고 있다”고 반응한 것이다.

3선 중진 출신인 김영우 전 의원은 “제 경험상 영남 중진의원들을 수도권이 어렵다고 해서 전략공천을 내리꽂으면 필패라고 본다”며 “(그런데) 당에서 전략을 잘 짜고 있다. 중진들이 ‘권역’ 내에서 옮기고 있다. (중진들이 옮긴 지역구에서도)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두 석을 얻는 셈이다.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선 결국엔 수도권(이 중요하다)”며 “다선 의원은 새로운 각오를 해주는 게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 서병수·김태호 의원에 이어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도 이날 ‘험지 수용’ 3번째 주자로 나섰다. 그는 “당은 제가 김해을에 출마해 현역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물리치고 의원직을 확보할 것을 희망했고, 저는 숙고 끝에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진 의원들이 연달아 당의 험지 출마 요청을 수용하면서, 추가적 인력 재배치가 이뤄질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중진들이 험지에 출마해 우리가 두 석 모두를 가져오는 그런 희생을 해주십사 하는 것도 곱셈 공천”이라고 강조한 상황이다.

이른바 ‘양지(陽地)’ 지역에 용산 참모 출신들이 출마 도전장을 내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그에 대한 반응도 나왔다.

이날 면접을 마친 여명 전 행정관은 “저는 대통령실에서 나와서 낙하산 내리꽂기에 맞는 경우는 아니”라며 “제가 지역을 선택해서, 386 의원이 뿌리 박고 있는 곳을 찍고 와서 저와 상관없는 이야기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실 참모 출신이 ‘역차별’을 받고 있단 주장에는 “어느 정도 동의가 된다”고 답했다.

여 전 행정관과 함께 동대문갑 면접을 본 김 전 의원도 “용산에서 근무했던 그렇지 않건 그런 역차별이나 특혜는 없다. 만약 그런 게 있으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의 존재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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