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법인세 부담률, 50년來 ‘최고’…“최고세율 낮춰야”

▲2000년 이후 우리나라 및 OECD 평균 법인세 부담률 추이 (자료제공=한국경영자총협회)

우리나라의 법인세 부담 비중(법인세 부담율)이 50년 내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6개국 가운데도 3번째로 높았다.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법인세 최고 세율 인하 등의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우리나라 법인세 부담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우리니라 GDP 대비 법인세 부담 비중은 5.4%로 집계됐다.

OECD가 우리나라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197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OECD 36개국 가운데에서는 노르웨이(18.8%), 칠레(5.7%)에 이어 3번째다.

2022년 우리나라 법인세 부담률은 3.8%를 기록했던 2021년보다 41%(1.6%p) 급등했다. 종전 최고치인 2019년 4.3%보다 25.7%(1.1%p) 올랐다.

이는 국제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22년 우리니라 법인세 부담률은 OECD 평균(3.8%)의 1.4배, G7 평균(3.1%)의 1.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과의 격차도 1972년 이후 역대 가장 크게 벌어졌다.

2000년 당시에는 우리나라 법인세 부담률(3.0%)은 OECD 내 19위로 중위권 수준이었다. 그러다 2010년 10위로 올라서더니 2022년 3위가 됐다. 불과 20여년 사이에 크게 올랐다.

경총 관계자는 “2000년 이후 우리나라가 OECD 국가들의 법인세율 인하 경쟁에서 뒤처졌을 뿐만 아니라 법인 수 증가에 따른 세원 확대로 법인세 부담률 순위가 급격히 올랐다”고 분석했다.

2022년 기준 전체 조세 수입 대비 법인세 부담 비중은 16.8%로, 역시 1972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OECD 국가 내 6위 수준이다. OECD 평균인 11.7%를 웃돌고, G7 평균인 7.9%보다는 두 배 이상 높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 및 OECD 평균 법인세 명목 최고세율 추이 (자료제공=한국경영자총협회)

경총은 우리나라의 법인세 명목 최고 세율과 실질 부담 수준이 높다고 지적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법인세 명목 최고 세율은 27.5%로, OECD 내 10위 수준이다. 2020년 OECD 평균보다 1.5%포인트(p) 낮았던 우리나라 최고 세율은 2022년 오히려 평균보다 3.9% 높아졌다.

여기에 신고법인 수 증가에 따른 세원 확대도 법인세 부담률을 증가시키는 데 한몫했다. 2022년 법인세 신고법인은 98만여 개로, 2018년 74만 개에서 32.7% 늘었다. 같은 기간 과세표준도 35.7% 증가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주요국들은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자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원을 늘리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에 맞춰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등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책이 차질 없이 처리돼야 하고, 법인세 최고 세율도 OECD 평균 수준까지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