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로 반등에 성공한 코스피 지수에 이어 코스닥의 추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19일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수익률 측면에서 코스닥이 빠르게 코스피의 뒤를 쫓고 있고, 상대 강도(RSI) 측면에서 지난주부터 코스닥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투자 관점에서 코스닥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코스닥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가격이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가격 측면에서 고평가 부담이 코스피에 비해 덜하다. 투자 측면에서 가격 부담이 없다는 것은 매수세를 이끌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6개월간 코스닥과 코스피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작년 11월과 올해 2월을 제외하면 코스닥은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또한,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코스피는 이미 이전 고점에 거의 도달했지만, 코스닥은 아직도 그 수준까지 오르지 못했다. 아직 더 오를 수 있다는 뜻으로 봐도 무방하다.
코스닥은 당장 매출과 수익이 가시화되지 않기에 코스피와 달리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코스닥의 흐름을 보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그동안 평균이었던 2배보다 낮게 유지되고 있다. 이는 상대 강도 측면에서 과매수 영역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 측면에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책적 수혜도 코스닥 강세를 이끄는 요소다. 올해 들어 정부가 증시 부양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숫자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개인투자자는 약 1424만 명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보다 코스닥 시장의 참여율이 활발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 입장에서 코스닥 시장을 더 신경 쓰게 된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정부는 다수의 국민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특히 대통령이 주식시장을 기회의 사다리로 표현한 만큼 추가적인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주가를 올리는 것이 그 목적이 되어야 하는데 코스닥 측면에선 최소한 개인주주가 대폭 증가했던 2021년 수준까지는 주가를 끌어올려야 당시에 주식시장에 처음 참여했던 투자자들도 만족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라고 했다.
오는 26일 발표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코스닥 시장 부양책은 기존의 기업 밸류업과는 다른 세제 혜택이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코스닥 시장의 종목은 12개월 후행 PBR 기준으로 1배 이하의 종목이 코스피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역대 증시 부양책을 돌아봤을 때,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꾸릴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PBR 기준에선 대부분 고평가된 종목이 주를 이루기에 과거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처럼 성장 기업에 대한 세부 지원 방향으로 정책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기대한다. 당시에는 벤처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벤처기업의 인수·합병(M&A) 등을 지원한 바 있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부터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녹색성장, 창조경제 등으로 정부 지원이 맞춰졌고, 문재인 정부에선 코스닥 벤처펀드 활성화, 신성장 R&D 세액공제 확대, 테슬라 요건 도입,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 등이 허용됐다.
김 연구원은 "예를 들어 배당을 대폭 늘리기 어려운 상황을 자극하기보단 코스닥 기업에 투자하는 개인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거나 기업들이 사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상속과 증여 측면에서 부담이 되는 부분을 덜어내는 방향으로 정책이 움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여러모로 투자자와 기업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부가 움직일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게 되면 주가 역시 정책 지원에 힘입어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