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일본증시, 추가 랠리 문 열어…글로벌 투자자, 낙관론 커져

입력 2024-03-04 16:56수정 2024-03-0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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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천장 뚫은 뒤 심리적 저항선 4만 선도 돌파
실적 호조·엔저·탈중국 자금 유입 등 호재
반도체주 중심으로 ‘FOMO’ 현상도 두드러져
블랙록·아문디자산운용, 강세장 유지 기대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앞에서 4일 일본 증시 벤치마크 닛케이225지수가 4만 선을 돌파한 것이 표시된 전광판을 사진기자가 촬영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증시 닛케이225지수가 지난달 버블 경제 시절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34년 만에 경신한 데 이어 심리적 저항선인 4만 선을 단숨에 넘었다. 일본 증시는 버블 천장을 뚫었던 투자 열기가 여전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역사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문을 열었다고 4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기업 실적 호조, 지배구조 개혁에 따른 주주 수익률 개선, 엔화 약세 등이 국내외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경기침체 우려에 직면한 탈중국 자금이 일본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영향도 있었다.

특히 최근 반도체 주를 중심으로 투자자의 매수가 또 다른 매수를 부르는 ‘포모(FOMO·성공 기회에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짚었다. 일본 리소나은행의 히라츠카 다카시 트레이딩부 경영 고문은 “뒤늦게라도 매수가 잇따라 들어와서 주가가 오르고 이에 투자자들이 또 주식을 매입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최대 온라인 증권업체 SBI증권은 이날 “수많은 고객이 로그인을 시도하면서 자사 주식 거래 앱이 잠시 중단됐다”고 밝혀 현지의 투자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 미국 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를 나란히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던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일본 증시에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역사적 신고점을 내리 경신하는 일본 증시에 여전히 낙관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자산운용 모두 실적 성장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일본 증시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골드만삭스그룹은 토픽스지수 향후 1년간 전망치를 종전의 2650에서 2900으로 높여 보다 폭넓은 일본 종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루 차나나 삭소캐피털마켓 전략가는 “닛케이지수 4만 선은 분명히 약간의 저항과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는 심리적 선”이라면서도 “하지만 구조적 요인이 우호적으로 남아있고 엔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일본 주식이 과매수될 우려보다는 강세장이 여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UBS수미트러스트웰스매니지먼트의 아오키 다이키 일본 지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고점 갱신 이후에는 박스권 장세가 되기 쉬움에도 닛케이225지수가 4만 선을 돌파한 것은 특히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본 증시에 대한 강세 견해가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미토모미쓰이신탁은행의 세라 아야코 시장 전략가는 “닛케이지수 4만 선은 통과점이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고 경제와 기업 실적이 따라가기에는 좀 이른 수준”이라며 “경제 성장은 장거리 마라톤이다. 주식시장이 너무 빨리 달린 탓에 조만간 숨을 돌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리소나애셋매니지먼트의 도다 고지 선임 펀드매니저는 “4만 선을 돌파한 이후 국내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미국 고용지표 발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일본은행(BOJ)의 정책 결정을 앞두고 급등세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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