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대어급’ 주관 이어질 예정
전통 강자보다 신흥 강자 경쟁 치열
연초 기업공개(IPO) 주관 경쟁에 증권사들이 대거 뛰어들고 있다. 특히 IPO 주관 업계에서 ‘신흥군’에 속하는 증권사들이 부상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주관사 공모총액은 하나증권이 1218억 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나증권은 2022년 공모총액(762억 원)은 이미 넘겼고, 지난해 공모총액(1802억 원)까지도 600억 원이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하나증권을 뒤이어서는 신한투자증권(948억 원), 미래에셋증권(636억 원), DB금융투자(437억 원) 등 순으로 집계됐다.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선두로 올라선 건 올해 첫 조 단위 ‘대어급’ 공모주로 꼽혔던 에이피알 상장 주관사로 참여해서다. 에이피알 IPO에서 신한투자증권은 대표 주관을, 하나증권은 공동 주관을 맡았다. 여기에 하나증권이 포스뱅크를 대표 주관하면서 상장 주관 맨 선두에 선 셈이다.
이 같은 IPO 주관 업계 상황은 기존 전통 강자인 NH투자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거래소의 상장 심사가 깐깐해지면서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주관 실적에 있어 숨 고르기를 하는 분위기”라며 “기존 강자들은 아무래도 부담이 있다 보니 고요한 물밑 작업 중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기성 IPO 주관 강자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지난해 상장을 철회했던 케이뱅크 IPO 공동대표 주관사로 선정되며 경쟁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한편 앞으로의 IPO 주관 실적 향방은 에이피알을 이을 대어급 다음 타자 HD현대마린솔루션이 가를 전망이라는 분석도 많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안에 공모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으로, 올해 주관 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하나증권이 더욱 공격적으로 실적 경쟁에 나선다면 올해 IPO 주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도 있다. 실제 하나증권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기업금융(IB) 그룹을 IB1과 IB2 부문으로 나누면서 IPO 조직을 강화했다.
IPO 시장이 활황을 맞이하면서 이외 증권사들 또한 주관 경쟁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코넥스 IPO 주관 강자인 IBK투자증권은 올해부터는 코스닥과 코스피 시장 상장 주관에서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