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스트라제네카, 여성 폐암 조기 검진 캠페인 시작…“여성 암 사망 1위 폐암”
“폐암으로 사망하는 여성 환자는 유방암, 난소암으로 사망하는 여성 환자를 합한 것보다 많습니다.”
전세환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대표이사는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서 열린 여성 폐암 조기 검진 캠페인 출범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제17회 암 예방의 날을 맞아 이날 한국폐암환우회, 한국여성재단과 함께 ‘렁리브더퀸(Lung Live the Queen)’ 캠페인을 시작했다.
전 대표는 폐암 4기였던 아내와 지난해 사별했다. 전 대표는 “아내는 비흡연자였으며 감기 한번 걸린 적 없는 건강한 사람이었다”라며 “매년 건강검진을 했지만, 폐암을 조기에 잡아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여성 암은 조기 검진 가능성이 커 환자 95%가 1기에 진단되는 반면, 폐암 1기 진단율은 30% 미만이다”라며 “여성들이 주기적으로 저선량CT 등으로 폐암 검진을 받고, 건강을 지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폐암은 남성과 여성에서 모두 사망률 1위인 암종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폐암 환자 10명 중 4명은 원격 전이가 발생한 4기에 진단된다. 2015년에 진단된 폐암 환자 2657명의 5년 상대 생존율 조사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 4기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10%에 그친다. 조기 진단 시 생존율 82%와 비교하면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다.
여성도 폐암의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상대적으로 조기 검진이 불리한 실정이다. 폐암은 남성, 흡연자만 걸리는 암이라는 오해로 인해 여성들의 검진 접근성이 낮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리서치에서 10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이 꼽은 여성 사망 1위 암종은 유방암(40%)이었다. 폐암을 꼽은 응답자는 24%에 그쳤다. 또한 ‘한 번도 폐암 검진을 받지 않았다’라고 응답한 여성 응답자는 428명에 달했다. 이들은 증상이 없거나(66%), 검진 방법을 몰라서(41%) 검진을 받지 않았다.
흡연만 폐암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강조되는 분위기도 조기 검진을 가로막는다. 평소 기저질환이 없으며, 폐암 가족력이 없고 흡연도 하지 않는 여성이 스스로 폐암 검진의 필요성을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국내 연구에 따르면 여성 폐암 환자의 94.4%는 비흡연자다.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폐암 조기 검진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희정 한국폐암환우회 이사는 “지난해 폐암 4기로 진단받을 때까지 나 역시 ‘폐암은 비흡연 여성인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여성에게도 폐암이 위험한 질환이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더욱 일찍 검진을 받아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지난해 기침이 멈추지 않아 동네 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역류성 식도염을 진단받았다. 이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찾아간 대형병원에서 폐암 4기를 진단받았다. 이 이사 역시 가족력이 없고, 평소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었다.
이 이사는 “현대인이 잘 걸린다는 위암과 대장암 검사만 열심히 했지, 폐암 검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라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대한민국 모두가 ‘폐암은 꼭 검진을 통해 챙겨야 하는 질환’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장필화 한국여성재단 이사장도 여성들의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은 건강 이슈에 있어 보이지 않는 문제들에 직면하는데, 특히 유방암과 난소암과 비교하면 폐암은 여성에게 상대적으로 소외된 질병”이라며 “여성의 생애 주기적 특수성과 생리적 특성을 반영한 광범위한 연구와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캠페인을 통해 파트너들과 함께 여성 폐암의 심각성을 알리고 조기 검진을 촉구하는 다양한 인식 개선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