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4·10 총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발언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보수는 아무리 급해도 품격”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경기도 화성 동탄에서 열린 유경준 후보(화성정) 출정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 막판에 당 지도부부터 조심하고, 후보들도 조심해 국민들 마음을 더 이상 상하게 하는 일 없었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가 품격을 지켜야지, 누가 지켜주냐”며 “더불어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은 야당이라서 이 정권에 대한 증오 때문에 막말하더라도 오히려 우리가 품격있게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또 한 위원장이 ‘이조(이재명·조국)심판’을 언급한 것에 대해 “그런 슬로건 가지고 이번 선거를 치르면, 제가 강조했던 중도층 표심은 더 멀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대해서도 “선거에 도움이 되는지 진짜 모르겠다”며 “보수 결집은 과잉상태다. 보수 결집이 아닌 중도층의 마음을 어떻게 얻을 수 있나 하는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 위원장에 이어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보탰다. 유 전 의원은 의정 갈등과 관련해 “의대 정원 문제 가지고 국민께서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하고, 환자분들이나 환자 있는 가족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피해가 바로 오고 있지 않나”라면서 “대통령과 우리 당 지도부가 의대 정원 문제 때문에 야기된 ‘의정 갈등’을 일주일 안에 해결하라고 꼭 주문하고 싶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저도 의대 정원 늘리는 데 일관되게 찬성한다. 많은 국민이 찬성한다”면서도 “(정원) 2000명 숫자에 집착하고 고집하는 것은 국민들 눈에 오기로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간선에서 타협해 80점, 70점으로라도 해결해야 한다”며 “사전투표(4월 5·6일) 전에 대통령께서 직접 전공의 대표들을 만나 빨리 복귀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한편, 자신의 총선 역할론에 대해서는 “그 누구로부터 연락이 없었다”며 “우리 후보들을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다면 저에게 요청 오는 후보들에 한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이 그렇게 말했다고 했으니 말씀드릴 게 없다”며 “아마 총선 시작부터 공천 과정 그리고 총선 마지막까지 혼자 하겠다는 마음이 아닌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권 위기론’이 불거지자 당 안팎에서는 한 위원장 외에 다양한 ‘스피커’가 등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유 전 의원의 역할론이 제기됐지만, 한 위원장은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