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개시 이틀째인 29일에도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서울과 경기도 일대를 돌며 집중적으로 유세했다. 그는 이른바 “이·조(이재명·조국) 세력”에 대한 비판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영등포 영진시장삼거리에서 유세 일정을 시작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을 기록하고 비도 추적추적 오는 날이었지만 40~50명 가량의 인파가 한 위원장을 보러 유세장을 찾았다.
팔 부분이 빨간 야구점퍼를 입고 등장한 한 위원장은 유세 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겉옷을 벗자 짙은 다홍색의 스웨터가 드러났다.
한 위원장은 첫 유세부터 조국혁신당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였다. 그는 시민들을 향해 “22억원을 며칠 만에 버는 방법을 아시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 1호 비례대표 후보인 박은정 부부처럼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후보를 겨냥해 “저는 법을 집행하는 일을 굉장히 오래하며 살았지만 형사사건 단건에 22억원을 받아가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아무리 전관예우라고 하더라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해당 사건은 농축산물 거래를 가장한 ‘다단계 사기사건’”이라며 “그런 악질 범죄의 사기꾼을 변호해서 22억 원을 받았다. 다 피해자들의 피 같은 돈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박 후보는 배우자인 이종근 변호사의 다단계업체 변호로 최근 1년간 부부 재산이 41억 원가량 늘어나 ‘전관예우 거액수임’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아울러 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경기화성을)에 대해서도 “자기가 근무하던 회사와 관련된 개발 호재가 있기 직전에 10억원짜리 부동산을 사서 군대 가 있는 아들에게 증여해 지금 30억원이 됐다. 그렇게 돈을 버는 사람들이 정치를 왜 하나”라고 비판했다.
공 후보는 현대차그룹 임원 재직 시절 서울 성수동 부동산을 군 복무 중인 20대 아들에게 증여해 ‘편법 증여’ 의혹과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 위원장은 “많이 잊어버리셨을 건데, 이재명이 어떤 사람인지, 조국이 어떤 사람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와 함께 밖으로 나가서 한 분씩만 설득해달라. 우리가 방관자가 되지 않고 주인공이 돼 한 분씩만 설득한다면 우리는 범죄자들을 정치의 중심에서 몰아낼 수 있다”고 호소했다.
유세를 마친 한 위원장은 다음 행선지인 서울 동작구로 직행했다. 한 위원장의 유세가 예정된 동작구 성대시장 성대약국 앞은 인파가 몰려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
폴리스라인 안쪽으론 건물 두 개 폭 정도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건너편 약국 앞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30명가량의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한 위원장의 유세를 쳐다봤다.
한 위원장은 나경원(동작을)·장진영(동작갑) 후보와 함께 유세차에 올라 “우리는 법을 지키면서 사는 선량한 시민이다. 범죄자들 앞에서 왜 기가 죽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뭉치고 우리가 할 말을 하면 질려야 질 수가 없다. 우리는 반드시 이긴다”고 외쳤다.
그는 그 자리에서도 박은정·공영운 후보 등을 언급하며 “이 대표, 조 대표는 이런 사람들만 공천한다. 그런데 왜 그런지 아시냐. 그들이 그 사람들보다 훨씬 더 하기 때문”이라고 재차 공격했다.
한 위원장은 “여러분 무조건 투표하라”며 “‘국민’만 보고 찍으시면 장진영·나경원 후보가 여러분을 위해서 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