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의 1인당 평균 시청 시간이 처음으로 넷플릭스를 넘어섰다. 한국프로야구(KBO) 독점 중계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료중계가 시작되는 다음달에도 티빙이 이용자 유입이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지난달 1인당 평균 시청 시간은 502분으로 넷플릭스의 422분보다 많았다. 티빙이 주요 지표에서 처음으로 넷플릭스를 넘어섰다.
이용자도 늘고 있다.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전이 열린 23~24일 티빙 애플리케이션(앱)의 일간활성이용자(DAU) 수는 평균 198만9116명으로, 전달 주말인 24~25일(평균 162만2581명) 대비 약 22.6% 늘어났다. 일간활성이용자란 하루 동안 한 번 이상 해당 앱을 이용한 사람을 의미한다. 월간활성이용자(MAU)도 지난달 기준 661만 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같은 인기엔 KBO의 독점 중계가 주효한 것으로 해석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소비자들은 OTT 구독 시 스포츠 중계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메조미디어의 ‘2024 업종 분석 리포트-OTT편’에 따르면 5일부터 12일까지 만 20~59세 OTT 시청자 48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실시간 스포츠 중계가 OTT 구독에 영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3%에 달했다.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한 비중은 27%, 보통은 20%였다. 주 1회 이상 OTT에서 스포츠 중계를 시청하는 비율도 47%에 달했다.
다만 관건은 이용자 유입의 지속성이다. 처음으로 KBO 독점중계권을 따낸 티빙은 다음달까지 프로야구 중계를 무료로 제공한다. 그러나 5월부터는 유료중계로 전환해, 프로야구를 보려는 이용자들은 최소 월 55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앞서 티빙이 KBO 리그 뉴미디어 중계권을 독점하며 프로야구중계 유료화시대를 열자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진 바 있다.
신뢰 회복도 과제다. 앞서 티빙은 시범경기 개막전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세이프’를 ‘세이브’로, ‘2번 타자’를 ‘22번 타자’라고 표기해 야구 팬들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티빙은 사과하고 콘텐츠 제작·편집을 맡았던 그룹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와 계약을 파기하는 등 수습에 나섰으나, 정규리그 개막 이틀 만에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 경기 중 9회초에 경기 중계를 중단하는 방송 사고를 냈다.
티빙의 실적 개선에는 KBO 팬들의 유입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약 1420억 원의 적자를 낸 티빙은 충성도 높은 스포츠 팬들을 확보하기 위해 3년 간 총 1350억 원(연 평균 450억 원)에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을 획득했다. 이에 올해는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지난달 CJ ENM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유료 구독자 수가 400만 명을 돌파했고 올해 500만 명 진입도 기대한다”며 “올해 하반기 중으로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