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 몰린 국힘, ‘반성’에 ‘尹 대통령 사과’ 요구까지 분출

입력 2024-03-31 16:04수정 2024-03-3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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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尹, 국민에 사과해야...대통령실·내각도 총사퇴”
이재명 “與, 읍소 작전 시작...악어의 눈물 속으면 안 돼”

▲[성남=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오리역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성남살리기' 지원유세에서 윤용근 중원구, 김은혜 분당구을, 장영하 수정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03.31. scchoo@newsis.com

4·10 총선을 열흘 남긴 31일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과 후보들은 ‘대국민 읍소’를 시작했다. 이종섭 전 주호주 대사 논란, 의정 갈등 등으로 선거 판세가 불리하게 흘러가자 “반성한다”, “한 번만 기회를 달라”며 호소에 나선 것이다.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성남 분당과 용인 유세에서 “여러분이 국민의힘과 정부에 부족한 게 있다고 할 것 같다. 저도 인정한다. 저도 바꾸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제가 바꾸고 있지 않나. 제가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저를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어떤 정부든 완벽하게 국민 마음에 들 순 없을 것이다. 우리 정부도 부족한 게 많다”라면서 “그런데 중요한 차이는 여러분의 지적에 반응하고 반성하고 고치려고 하느냐, 아니냐다”라고 했다.

한 위원장과 함께 유세에 나선 성남 분당을 김은혜 후보도 “국민의힘이 반성한다. 우리가 무기력했고, 국민에게 어깨를 내어드리지 못했다”며 “저 김은혜가 대신 반성한다. 이제 정신 차리겠다”고 호소했다.

서울 동작을 후보인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30일 밤 자신의 SNS에 “무거운 마음으로 국민의힘을 돌아보게 된다. 한참 많이 부족했다”며 “국민의 실망과 질타를 적극적으로 정부에 전달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고 썼다.

그는 “그러나 이대로, 극한의 갈등과 대립을 예고하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22대 국회를 통째로 넘길 수는 없다”며 “국민의힘도 참 못났지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위험하다. 그들이 국회를 장악하면 나라가 또 혼돈의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최소한의 힘만이라도 허락해주셨으면 한다”며 “용감하게 쓴소리하겠다. 제2의 이종섭 대사 문제는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 동·미추홀을 후보인 윤상현 인천 권역 선대위원장 역시 이날 SNS를 통해 “민심이 매섭다. 정권교체를 염원한 국민들의 실망이 큰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국정 방향과 정책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방식과 태도 때문에 화가 난 것도 잘 안다. 오기와 오만이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우리가 부족했다. 국민 여러분께 엎드려 용서를 구한다. 당도 정부에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깊이 반성한다”며 “이제 바뀌겠다. 민심 따르는 당 만들겠다. 대통령도 민심 따르도록 하겠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김해을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2.13. bjko@newsis.com

나아가 경남 김해을 국민의힘 후보인 조해진 의원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시국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을 향해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 참패고, 대한민국은 망한다”며 “국민을 실망시킨 것, 국민을 분노하게 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 당을 분열시킨 것에 대해 당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오만과 독선으로 불통의 모습을 보인 것, 정치를 파당적으로 한 것, 인사를 배타적으로 한 것, 국정과제에 혼란을 초래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대통령실과 내각은 즉각 총사퇴해 대통령에게 국정 쇄신의 기회를 줘야 한다”며 “만약 총선에서 지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모두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고 본다. 그때 하는 것은 의미 없고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나를 포함해 당 소속 의원들은 민심을 대변하지 못한 것을 사죄해야 한다”며 “한동훈 위원장과 우리 당 후보들은 총선에서 지면 그에 대해 책임질 것을 지금 선언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후보들이 사과에 나서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여당이 읍소 작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 같다”며 “악어의 눈물에 속으면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이날 개인 유튜브 방송에서 “‘참패할 것 같다’ 이런 소리도 다 엄살”이라며 “예언을 하나 하자면 이 사람들이 분명 단체로 몰려나와 ‘잘못했다, 반성한다’ 이러면서 큰절하고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 수없이 ‘반성한다, 잘못했다’고 하고 한반도 바꾼 적이 없다”며 “또 다른 대국민 사기 행위다. 정말 악어의 눈물, 이번에 속으면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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