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걸테크 업계를 대표하는 로앤컴퍼니가 일본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건다.
3일 로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 2일 일본 도쿄 경단련 회관에서 열린 ‘한일스타트업협력포럼’에서 일본 주요 공공기관과 대기업, CVC(대기업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첫 공식 설명회를 개최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를 비롯해 이토추상사, 미쓰이스미토모은행, 테이진 등 일본 공공기관, 은행, 대기업 총 11개 기업 및 기관이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로앤컴퍼니를 비롯해 뤼튼테크놀로지스, 알리콘, 콜로세움코퍼레이션 등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스타트업 10곳이 참여했다.
로앤컴퍼니는 국내 리걸테크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리걸테크 시장에서 ‘예비유니콘’(기업가치 1000억 원 이상인 신생기업)에 선정된 곳은 로앤컴퍼니가 유일하다. 10년 가까이 업역갈등으로 성장세가 지연되다가 지난해 9월 법무부가 로앤컴퍼니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를 취소하면서 본격적인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로앤컴퍼니가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인공지능(AI) 법률서비스다. 지난해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는 AI 기술에 기반한 신규 서비스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에 AI를 무기로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당장 오는 6월 AI 법률비서 ‘슈퍼로이어’를 츨시한다. 슈퍼로이어는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변호사 업무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B2B(기업 간 거래) SaaS 솔루션이다. 변호사들은 △법률리서치 △법률서면 초안 작성△법률문서 요약 및 쟁점 정리 △법률 질의응답 △사용자 문서 기반 질의응답 등 방대한 업무를 슈퍼로이어를 활용해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로앤컴퍼니 관계자는 “슈퍼로이어가 보급되면 AI 기술을 활용해 판례 검색과 분석, 법률 서식 초안 작성 등을 단시간 내에 마치고 소송 전략 수립과 클라이언트의 소통 등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앤컴퍼니는 이미 2019년 사내에 법률AI연구소를 두고 연구개발에 힘썼지만 법률 분야의 기술 접목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서비스 고도화가 더뎠다. 그사이 미국의 렉시스넥시스가 AI 리걸테크 서비스를 국내에 출시했다. 로앤컴퍼니의 슈퍼로이어는 이같은 해외 리걸테크에 대항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로앤컴퍼니는 슈퍼로이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본환 대표는 전날 포럼에서 “로앤컴퍼니의 다음 목표는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와 법 체계가 가장 유사한 일본 법률시장에서도 AI 법률비서 슈퍼로이어의 경쟁력을 확실히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K리걸테크 수출 1호 기업이자 양국 리걸테크 발전의 가교 역할을 맡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에는 사우디 법무부 기획개발 차관보와 해외협력 담당관을 포함한 대표단이 로앤컴퍼니 사옥을 방문했다. 당시 사우디 대표단은 로앤컴퍼니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판례 데이터 처리와 분석 기술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에 따르면 사우디 대표단 관계자는 “로앤컴퍼니의 AI 기술을 활용해 현지 판결문 분석 관련 협업뿐만 아니라 현재 법무부가 고민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로앤컴퍼니의 AI 기술 도입을 시사하기도 했다. 로앤컴퍼니 관계자는 "현재 사우디 법무부와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전 세계 법률 AI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가 2022년 13억 달러(1조7300억 원)에서 2030년 87억 달러(11조63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리걸테크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생성형 AI 기반의 다양한 솔루션을 출시하면서 법률 서비스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