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반대 표명
대리인 공격, 사이버 전쟁, 주변국 개입 등 변수
오랜 앙숙이던 이란과 이스라엘은 4차 중동전쟁이 벌어진 후 수십 년간 서로의 본토에 직접 타격하는 방식만큼은 피해왔다. 공격하더라도 이란은 친이란 대리인을 통하는 방식으로 확전을 피했고 이스라엘은 이란 본토가 아닌 다른 지역 내 병력과 시설을 타깃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달 초 발생한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피격으로 모든 게 뒤바뀌었다. 이란이 자국 영사관 피습에 대한 보복으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처음으로 전면적인 공격을 가하면서 이제는 전 세계가 5차 중동전쟁 발발을 우려하게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는 이들의 갈등이 어디까지 나아갈지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로선 이스라엘이 군사력에서 이란을 압도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이란도 싸고 효과적인 무기를 대량으로 비축하고 있어 양국이 전면전으로 치닫게 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수 있다.
물리적 충돌이 계속된다는 전제하에 블룸버그는 이란이 다시 시리아나 레바논 대리인을 통해 움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표적으로 2018년 이란은 미국과의 핵 합의를 탈퇴한 후 이스라엘과 마찰을 빚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골란고원으로 로켓을 발사한 전력이 있다. 당시 로켓이 발사된 지점은 시리아였다. 이번에도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과 함께 레바논 헤즈볼라가 골란고원 내 이스라엘 군기지를 로켓포로 공격하며 이란을 지원했다.
직접 타격이 아니더라도 갈등은 심화할 수 있다. 사이버 전쟁이 대표적이다. 이미 이스라엘과 이란은 10여 년 전부터 해킹과 악성코드 발송 등을 통해 사이버 공격을 주고받은 적이 있다. 최근 들어 전 세계 사이버 공격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는 만큼 이러한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주변 아랍국가들의 개입 여부도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시절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 사이에 아브라함 협정이 체결되긴 했지만, 현재 이스라엘 편에 설 어떠한 국가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주변국들이 쉽게 개입할 상황도 아니다. 주요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으로부터 안보를 보장받기 위해 이스라엘과 애써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분쟁에 연루되는 것을 피하고자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집트 역시 이번 이란의 보복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비난 수위를 높이지는 않은 채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