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작년 3월 이후 최대 주간 하락폭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유가 130달러로 치솟을 수도”
안전자산 금값 고공행진, 사상 첫 2400달러 돌파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중동 지역의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며 “비트코인의 폭락은 주식, 원유 등 전통적인 시장의 재개에 앞서 잠재적 분위기를 파악하도록 경고등을 켰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보복공습이 주말에 이뤄진 만큼 금융시장에 곧바로 충격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24시간 운영되는 가상자산 시장의 급락이 향후 자산시장의 여파를 예고한다는 뜻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이란의 보복 공습 개시 소식에 위험 회피 심리가 작용하면서 7.7%나 급락했다. 이는 작년 3월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당초 6만6000달러대에서 움직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20여 일 만에 6만2000달러 선을 내주기도 했다. 이더리움, 솔라나, 도지코인 등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낙폭을 줄이면서 14일 오후 2시 39분 현재 6만400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전날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한 주 동안 약 2.3% 내렸다. 이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있었던 작년 3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전주보다 1.56%, 0.45% 밀렸다. 주식 매도세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 고조로 인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마켓워치는 내다봤다.
국제유가는 전날 장중 한때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6월물 가격은 전날 각각 0.75%, 0.8% 상승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장중 한때 배럴당 87.67달러, 92.18달러까지 치솟았다.
금값 역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고공행진 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 현물 가격은 장중 한때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400달러 돌파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로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보다 금을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더 나은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공급망 혼란은 한층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전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상에서 ‘MSC(지중해 해운) 에리즈’ 컨테이너선을 나포했다. 이 선박은 이스라엘 재벌 에얄 오페르가 소유한 조디액그룹 소속이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래피던그룹의 밥 맥널리 사장은 “이번 사태로 인해 주요 원유 교역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서 최대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