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 연중 신약 허가 전망…CMG제약, 첫 ODF 개량신약 선보여
차세대 조현병 치료제들이 개발 완료를 앞두고 있다. 부작용과 낮은 복약순응도 등 기존 약물의 한계점을 극복한 신약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2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외 제약기업이 올해 하반기부터 조현병 치료제 차세대 약물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도전을 통해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준비한다. 글로벌 기업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BMS)과 국내 기업인 CMG제약이 주인공이다. 각각 신약과 개량신약 개발의 막바지 단계다.
BMS는 조현병 치료제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체중 증가 부작용을 없앤 ‘카엑스티’(성분명 자노멜린·트로스피움)의 임상 3상을 마쳤다. 지난해 9월 FDA에 신약허가를 신청했고, 올해 9월까지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카엑스티는 조현병과 알츠하이머병 관련 정신병 치료를 위해 개발된 ‘무스카린 수용체’ 작용제다. 무스카린 수용체는 기관지 확장, 심장박동 수, 침 분비, 땀 분비, 말초혈관 확장, 동공 확대 등에 관여하는데, 이에 작용해 조현병 양성·음성 증상 및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원리다. BMS는 개발사인 카루나테라퓨틱스를 140억 달러(18조93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카엑스티를 확보했다.
이 약은 기존 정신질환 약물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실제로 BMS가 지난달 발표한 임상데이터에 따르면 110명의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44주차에 환자 80%가 증상이 호전됐다. 메스꺼움이나 구토 등 가벼운 증상 외 치명적인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고, 호르몬이나 운동 장애 등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체중 증가 부작용이 없었고 오히려 52주에 걸친 치료 기간에 평균 2.6㎏의 체중 감소가 관찰됐다.
국내에서는 CMG제약이 구강용해필름(ODF) 제형의 ‘데핍조’(성분명 아리피프라졸)의 개량신약 허가를 8월까지 FDA에 신청할 예정이다. 데핍조는 일본 오츠카제약이 개발한 알약 형태의 경구투여 조현병 치료제 ‘아빌리파이’를 ODF 제형으로 개발한 최초 사례다. 아빌리파이는 2014년 물질 특허, 2022년 용도 특허가 만료돼 국내외에서 제네릭 의약품이 다수 출시된 바 있다.
ODF 제형은 물이 없어도 환자에게 의약품을 경구 투여할 수 있다. 필름이 입속에 닿으면 녹아내려, 환자가 약을 삼키지 않고 숨기거나 뱉는 등의 행동도 불가능하다. 알약보다 보관과 소지가 쉽단 점도 특징이다.
CMG제약은 2019년 12월 FDA에 데핍조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가 차질을 겪었다. 당시 데핍조 원료를 생산하는 글로벌 제약사 헤테로가 제조한 고혈압약에서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 불순물이 발견되서다.
데핍조는 불순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지만, 문제가 된 제품과 동일한 공장에서 원료를 생산했다는 이유로 보완 지시를 받았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에 현장 실사 및 심사 절차가 기약 없이 지연됐다. FDA는 지난해 9월 헤테로의 공장 실사를 진행해 불순물 이슈가 해소됐음을 확인했고, CMG제약도 올해 품목허가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조현병 치료제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변화로 진단과 치료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면서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조현병 치료제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81억 달러(11조 원) 규모로 파악됐고, 2026년엔 약 117억 달러(16조 원)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정신질환 치료제 관련 미충족 수요가 적지 않았던 만큼, 신약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높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정신질환 치료제는 대부분 체중 증가나 졸음 등의 부작용이 있는데,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환자들은 복약을 임의로 중단해 치료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증상이 심한 환자는 복약 순응도가 낮아 투약이 용이한 제형의 필요성이 지속해서 제기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