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조’ 희귀의약품시장, 5년 내 바이오의약품이 주도

입력 2024-04-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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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희귀의약품 시장, 바이오 1921억 달러‧케미컬 1537억 달러
국내 기업, 한국‧미국‧유럽서 희귀의약품 도전…한독‧녹십자‧젬백스 등

▲2020~2028년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의 제품유형별 매출 추이. (사진제공=한국바이오협회)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5년 내 바이오의약품이 케미컬의약품의 매출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희귀의약품 시장은 과거 환자 수가 적어 제약사들로부터 외면받았지만, 최근 글로벌 빅파마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0.8% 증가한 2068억 달러(약 286조 원)다. 향후 5년간은 연평균 10.8%씩 성장해 2028년에는 3458억 달러(약 480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유형별 매출을 살펴보면 바이오의약품은 2023년 858억 달러에서 2028년 1921억 달러로, 같은 기간 케미컬의약품은 1209억 달러에서 1537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차세대 유전자 염기서열분석과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 유전자 편집 등의 영향으로 향후 바이오의약품의 매출 비중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며, 2026년 바이오의약품이 케미컬의약품의 비중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희귀, 난치성 치료제 개발과 허가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기업이 직접 신청하면 치료제 허가 기관이 지정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2~2021년 기준 희귀의약품 지정 수는 △미국 3241건 △EU 1279건 △일본 244건 △한국 173건이다.

국내에서는 환자 수가 2만 명 이하인 질환에 필요한 의약품으로 치료법이 없거나 기존 의약품보다 안전성·유효성이 높을 때 지정한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신속심사 대상으로 허가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가교 자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또 임상 2상 후 조건부 허가를 받을 수 있고 품목허가 유효기간 연장, 시장 독점권 등 다양한 특례가 적용된다.

미국에서는 20만 명 이하인 희귀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의 개발, 허가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마련됐다. 희귀의약품에 지정된 의약품은 시판 허가 후 7년간 시장 독점권을 인정받을 수 있으며, 신약승인(NDA) 심사비용 면제, 총 임상시험 연구비용 50%에 대한 세금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유럽에선 18만5000명 이하인 희귀질환치료제의 품목허가 신청 수수료와 세금 감면 혜택, 시판허가 승인 시 10년(소아 치료제는 12년)간 독점권 부여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내 기업도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에서 희귀의약품에 도전하고 있다.

한독과 제넥신이 공동개발하고 있는 소아 대상 지속형 성장호르몬 HL2356(GX-H9)은 3월 국내 식약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특히 한독은 최근 희귀질환 비즈니스를 위해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 소비와 합작법인‘ 한독소비’를 출범하기도 했다.

젬백스앤카엘도 2월 진행성핵상마비(PSP) 치료제 ‘GV1001’가 식약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이 됐다.

오스코텍과 네오이뮨텍은 올해 초 FDA로부터 각각 면역혈소판 감소증, 췌장암 치료제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을 받았고, 툴젠은 지난해 말 말초신경 관련 유전질병 CMT1A에 대한 유전자 교정 치료제(TGT-001)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GC녹십자는 노벨파마와 공동개발 중인 산필리포증후군 A형(MPS III A)에 대한 뇌실내 직접투여용(ICV) 효소대체요법 치료제(ERT)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치료제는 지난해 1월 FDA에서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희귀질환 비즈니스는 전 세계적으로 성장 추이를 보이고 있다. 환자 수는 적지만 그만큼 경쟁 기업도 적어 시장 선점 기회가 높다. 치료제 개발이 어렵지만 희귀질환 지정시 임상 단축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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