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대출 연착륙 선제적 지원
이번주내로 펀드 운용사 선정
2분기내 집행…1차보다 빨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정리와 정상화 지원을 위한 저축은행업계의 2차 펀드 조성이 가시화됐다. 조성 후 집행까지 약 6개월이 걸렸던 1차 펀드보다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늦어도 6월 말까지 2차 펀드 대부분을 소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저축은행업계가 PF 부실채권을 정리해 대손충당금 부담 등 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일부 저축은행은 ‘2차 PF 부실채권 정리 및 정상화 지원 펀드(2차 펀드)’의 운용사 선정, 투자 규모 확정 등에 나섰다. 19일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과 웰컴자산운용 등이 펀드 투자 참여를 결정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관련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이 펀드는 PF 대출 연착륙 지원을 위해 저축은행업계가 자율적으로 조성한 두 번째 펀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이 중단된 부실 PF 사업장을 정리하고, 정상 사업장은 지원하는 자구책이다. 투자대상 PF 사업장의 규모·특성에 따라 자산 유동화를 통한 투자, 펀드 내 부실채권 매입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집행한다. 업계는 지난해 9월 330억 원 규모로 1차 펀드를 조성해 지난달 말 5개 사업장에 전액 집행을 완료했다.
2차 펀드는 저축은행 18개사가 950억 원 규모 안팎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저축은행들은 19일 이뤄진 운용사와의 회의를 참고해 투자 금액을 결정할 예정이다. 각사가 50억~100억 원 규모 투자를 결정하면 펀드 규모는 2차 펀드만 1000억 원을 웃돌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18개사에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과 부동산 PF 대출잔액 규모가 큰 곳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 상위 25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을 살핀 결과, 잔액이 많은 11개 저축은행의 PF 대출 규모는 총 4조9678억 원으로 집계됐다. OK저축은행이 1조831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투자저축은행(8111억 원), 웰컴저축은행(5899억 원), 다올저축은행(5091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르면 이번 주 내로 펀드 운용사 선정이 이뤄진다. 2차 펀드는 규모가 1차 펀드의 3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운용사 2곳이 운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펀드 운용사가 선정되고 개별 저축은행이 투자 규모를 확정하면 중앙회 조율을 거쳐 구체적인 운용 방식이 정해질 방침이다. 이후 투자사업장 선별, 투자 타당성 등 검토가 이뤄진다. 1차 펀드 때보다 집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권 상황을 따졌을 때 2분기 내로 사업장 자금 투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를 넘기게 되면 저축은행업계 부실채권으로 인한 연체율, 대손충당금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앙회에서) 2분기 전에 펀드 대부분을 소진해달라는 요청이 (운용사에)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6.94%로 전년 말(2.05%)보다 4.89%포인트(p) 올랐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앞으로도 부동산 PF 시장 정상화 펀드를 추가 조성해 저축은행 PF 대출 연착륙을 선제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2차 펀드는 1차 펀드보다 규모가 크긴 하지만, 1000억 원도 전체 PF 대출 규모를 보면 큰 금액은 아니므로 2차 펀드 집행에 속도를 낸 이후 3, 4차 펀드를 추가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